▲ 남태우 김해뉴스 사장.

지난달 말 <김해뉴스>에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한림면 신천리에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를 지으려는 회사의 관계자 A 씨였습니다. <김해뉴스>에 열병합발전소 관련 기사가 두 차례 나간 뒤였습니다.

A 씨는 <김해뉴스> 기사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해시와 관련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몇 가지 꺼냈습니다. 사장실 밖에서는 일부 기자들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문을 닫고 있었기 때문에 사장실 안의 대화가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A 씨는 먼저 김해시의 열병합발전소 담당부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담당부서 공무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열병합발전소 건립에 반대한다고 합니다. 그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열병합발전소는 국가적 사업이어서 공무원들이 먼저 나서 주민들을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사업을 반대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A 씨는 담당부서 공무원들과 토론을 했다고 합니다. 허성곤 시장에게 사업을 하게 해 달라고 말하러 갔더니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반대한다. 네가 만나서 설득해라'고 해서 공무원들을 만났다는 겁니다.

A 씨는 혼자 참석하고, 공무원들은 담당부서 전원이 참석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그는 1 대 다수의 논쟁을 벌인 결과 공무원들이 입도 못 열게 만들었다고 큰소리쳤습니다. 자신의 말이 맞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할 말이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허 시장이 그들을 타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A 씨는 허 시장 이야기를 더 꺼냈습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이전부터 허 시장을 잘 아는 듯했습니다. 그는 "허 시장이 '2018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사업을 하게 해 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허 시장에게 "당장 사업을 시작해도 완공하려면 2년은 걸린다. 지금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당장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면 내년에 회사가 살아남아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고 합니다. 그의 회사는 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다고 합니다.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그의 말이 맞다면, 공무원들은 민원인 앞에서 꼼짝도 못하면서 왜 허 시장에게는 열병합발전소를 반대한 것일까요. 그리고, 허 시장은 왜 A 씨에게 재선 뒤에 사업을 하게 해 주겠다고 말한 것일까요. 공무원들이 꼼짝 못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지금 당장 허가해 주면 될 텐데 말입니다.

솔직히, 저는 허 시장이 그런 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전에 가끔 만나 본 경험에 따르면 허 시장은 공직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민원인에게 해 줄 수 있는 이야기, 해 줄 수 없는 이야기를 충분히 구분할 줄 아는 분이라는 게 저의 판단입니다.

문제는, A 씨가 다른 공무원들이나 사람들을 만나서도 저에게 한 이야기를 똑같이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문사에서 한 이야기를 어디서든 못하겠습니까. 더 큰 문제는, 김해에는 수많은 '다른 A 씨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저의 걱정입니다.

*추신/열병합발전소 기사를 쓴 김예린 기자가 김해시 담당부서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왜 열병합발전소에 반대하느냐. 그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공무원들은 소각시설을 20~30년 간 운영하면서 시스템을 다 아는 사람들이다. 생활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장과 열병합발전소의 오염물질 강도는 다르다. 양심상 어떻게 허가해 주겠느냐.'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