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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박물관들의 도시 김해
수정 : 2017년 06월 14일 (12:03:14) | 게재 : 2017년 06월 14일 12:02:52 | 호수 : 327호 19면 송원영 대성동박물관 학예연구사 report@gimhaenws.co.kr
▲ 송원영 대성동박물관 학예연구사.

김해시는 박물관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브랜드를 창조하기 위해 분야별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기간은 2017~2020년이다. 조성 대상은 한글박물관, 김해문화관·만화박물관, 장군차박물관, 농업박물관, 시립박물관, 가야불교박물관 등이다. 유사한 박물관을 통합해 연차적으로 매년 1~2곳을 건립하는 방법으로 추진된다. 가야불교박물관을 빼면 총 예산은 약 88억 원이다. 이 외에도 관련법 개정에 따른 기존 미등록 박물관의 정식 등록을 통해 명실상부한 박물관도시로 거듭난다는 게 김해시의 목표다.

김해에는 박물관·미술관 진흥법의 기준에 맞춰 등록한 박물관이 4곳 있었다. 1998년 7월 29일 개관한 국립김해박물관은 유일한 국립박물관이다. 운영과 관리 등은 국가, 정확하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직접 담당한다. 공립박물관으로는 2003년 8월 29일 문을 연 대성동고분군박물관이, 대학 부속박물관으로는 2007년 4월 5일 개관한 인제대박물관이 유일하다. 안타깝게도 유일한 사립으로 2006년 개장했던 한림민속박물관은 문을 닫았다. 경매를 거쳐 소유자가 바뀐 상태다. 참고로 미술관도 공립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윤슬미술관 2곳 밖에 없다.

국립박물관과 대성동고분박물관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일들이 많다. 박물관을 잘못 찾아오는 것은 기본이다. 비슷한 성격의 박물관이 있는데 왜 인근에 또 박물관을 지었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두 박물관은 태생부터 역할과 기능이 완전히 다르다. 경찰서와 경찰청이 붙어 있고, 시청과 도청이 인근에 있어도 업무상 아무런 충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면적으로 치면 김해시와 별로 차이가 없는 서울에는 국·공·사립박물관이 151곳 있지만 누구도 중복 투자라고 지적하지 않는다.

비슷한 성격의 시설물이 인근에 있다면 시너지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이 찾게 만든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연 관람객 수가 40만 명을 넘어 전국 13개 국립박물관 중 상위권이다. 대성동고분박물관 또한 연 관람객이 30만 명을 넘어 경남에서 상위권이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국가에서 건립하고 운영할 뿐만 아니라 관할구역이 김해 외에도 함안, 고성, 창녕, 합천 등의 경남 옛 가야지역을 포함한다. 부산의 가야유적인 복천동고분군 등과 경북에 있는 고령의 대가야도 들어 있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이 중복된다면 같은 성격의 대가야박물관, 함안 박물관, 합천의 옥전박물관, 부산의 복천박물관 등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정작 문제는 두 박물관 모두 넓게는 가야 전체, 좁게는 김해의 금관가야만 다루다 보니 가야 이후 김해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고 소개하는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보물 제951호로 지정된 '선조국문교서'는 임진왜란과 관련된 유물이다 보니 부산시립박물관에 위탁 전시하고 있다. 대동면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금동경패' 등도 국립진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진례면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과 구산동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수많은 분청사기를 비롯한 조선시대 유물 또한 박물관 성격에 맞지 않아 상시 전시가 어려워 국립김해박물관 수장고에 잠들어 있다.

해결 방법은 시립박물관 건립뿐이다. 가야 이후 근·현대에 이르는 김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전시하고 연구하는 시설이 돼야 하고, 시민들의 평생학습 욕구를 충족시키는 지역문화의 중심이 돼야 함은 물론 문턱을 대폭 낮춰 어린이들이 언제나 놀이 삼아 방문할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한다.

다른 지자체처럼 치적쌓기용의 대규모 건물은 지양해야 한다. 내실 있고 지방 재정에 충격을 주지 않는 최소한의 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 겉모습보다는 실제 박물관을 움직이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더 중요하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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