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헌 비누 재활용해 큰 성공
눈앞 사물 자세히 살펴보길 조언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 매일 헌 비누가 새 비누로 바뀌었다. 그것도 공짜로. 이런 호텔의 방침을 유심히 본 사람이 있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의 데릭 케욘고였다. 그는 얼마 사용하지도 않은 헌 비누가 매일 쓰레기통으로 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이런 일이 매일 미국의 여러 호텔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케욘고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헌 비누를 모아 겉은 긁어낸 뒤 녹이고 소독해 재활용했다. 그는 위생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아프리카 등 4대륙 32개국 사람들에게 재활용 비누를 배포했다. 그는 2011년 'CNN의 영웅'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상당수 사람들은 호텔에서 사용하고 남은 헌 비누는 매일 교체된다는 걸 안다. 다만 아무도 케욘고처럼 이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우아한 관찰주의자>는 이처럼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모두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다룬 이야기다. 이색적인 관찰의 기술을 설파하는 책이다.

변호사이자 미술가인 에이미 허먼은 '지각의 기술'이라는 강의로 미국의 유명 강연회 'TED'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15년간 미연방수사국(FBI), 국무부, 기업, 군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더 명확히 지각하고 소통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 책은 그 강의 내용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특이한 점은 미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미술은 우리의 관찰력을 키우고 지각과 소통 기술을 연마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가면 1773년 존 싱클턴 코플리가 그린 '존 윈스럽 부인'이란 작품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그림을 통해 드레스의 짙은 파란색, 흰색 레이스 소매, 가슴에 달린 줄무늬 리본 등은 쉽게 발견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림 아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테이블이다. 큼직한 이 테이블엔 부인의 손가락, 소매 레이스의 정교한 문양, 심지어 천도복숭아의 모습 등이 정교하게 반사돼 있다. 저자는 이처럼 한 작품을 보여주고 독자들이 관찰한 것을 말해보라고 한 뒤 그림에 표현된 정보를 하나둘 드러내며 점점 더 많은 것을 발견하고 관찰하게 해준다.

책은 정확한 관찰과 꼼꼼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업무 능력, 인간관계, 위험 등 모든 상황에서 얼마나 주요한 역할을 하는지, 또 이것이 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허먼은 말한다.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주시하는 능력은 때로는 기회를 잡게 하고 위험을 피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인생을 변화시킨다."

부산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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