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사업 신청기업이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기업 작업장에서 근로자들이 용접을 하고 있다.



2억 이내 대출하면 시가 이자 지원
상반기 신청접수 결과 148억 남아
규모 확대, 은행 심사 강화가 원인




김해시가 매년 중소기업 육성기금(경영안정자금)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신청 기업이 목표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제조업 부진이 기업들의 자금 수요마저 둔화시킨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역 제조기업을 돕기 위한 경영안정자금을 매년 지원한다. 업체가 인건비와 원·부자재 대금 지급, 전기·수도 등 공과금 납부 등 시급한 운전자금을 2억 원 이내 범위에서 대출(2년 거치 일시상환)하면 시가 이자 2.5%를 지원해 주는 제도다. 시는 올해 지원 규모를 지난해 1000억 원보다 200억 원 많은 1200억 원으로 늘렸다. 이자 보전을 위한 시 예산을 4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증액했다.
 
그런데, 시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에 배정된 경영안정자금이 다 소진되지 않고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20일 "상반기 700억 원 가운데 552억 원만 집행됐다. 291개 업체가 2년 동안 27억 4000만 원의 이자 보전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시가 인터넷으로 융자신청을 접수한 결과 354개 업체가 지원했다. 이 가운데 5개 업체가 신청을 철회했고, 62개 업체가 자격기준 미달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
 
자격 기준에 미달한 업체는 비제조업, 공장 미등록, 지방세 체납 등의 사유로 지원에서 탈락했다. 이미 기금을 이용한 업체의 경우 자금 상환 후 6개월이 지나야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지원한 경우가 전체 탈락업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배정된 기금 700억 원을 소진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신청기업이 한도액인 2억 원을 대출할 경우 2년에 걸쳐 1000만 원의 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5% 지원은 경남도의 1.5%보다 높아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시 관계자는 "예년에는 신청을 시작해 한 나절이면 접수가 마감됐다. 올해는 이틀 간 신청을 받았지만 기업들이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목돈을 쓰려는 업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투자 개념이 강한 시설자금 신청도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면서 "올해 기금이 상·하반기에 100억 원씩 증액돼 지원 규모가 커진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사업 신청기업이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의 대출창구.

한 은행 관계자는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바람에 은행들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시 지원도 은행 대출을 받아야 이뤄진다. 이런 부분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오는 7월 6일부터 하반기 경영안정자금 신청을 접수받을 예정이다. 시가 하반기 기금 집행에 앞서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인 중소기업육성기금운용심의회에서 개선안을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는 부채비율 150% 미만으로 자금사정이 양호한 업체를 계속 지원 대상에 포함시킬지와 기금 사용 횟수를 제안하는 방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지난 5월 말 발표한 3월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경남지역 기업의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수요가 모두 증가하면서 3월 기업대출 증가폭(3934억 원)이 전월(3152억 원)보다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