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40대 남성·노모 함께 숨져
삼방동 원룸서도 목 맨 채 발견



최근 김해에서 장애인들이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14일 오후 4시 25분께 진영읍의 한 아파트에서 A(78·여) 씨와 아들 B(45)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가 평소 다녔던 경남 창녕 한 사찰의 승려가 경찰에 신고해 두 사람의 시신을 확인했다.

김해서부경찰에 따르면, B 씨는 '만약 내가 죽지 않았거든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죽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방 안에는 연탄불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B 씨는 창녕 사찰의 승려와 김해시 복지사에게 '그동안 잘해줘서 고맙다. 유골은 절 주변에 뿌려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지체장애 5급인 B 씨는 치매를 앓는 노모와 함께 살면서 아파트를 담보로 주식투자를 하다 실패했고, 지난해 7월에는 대출사기를 당해 400만 원 빚을 졌다고 한다.

경찰은 B 씨가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2시 40분에는 삼방동의 원룸 4층에서 세입자 C(47) 씨가 방 안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C 씨는 숨진 지 15일 정도 지나 시신의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악취가 나자 다른 세입자들이 집주인에게 알려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C 씨는 따로 유서를 남기지 않았지만, 눈에 잘 띄는 선반에 임대계약서와 친형의 연락처가 적힌 메모, 전 재산으로 추정되는 현금 201만 8000원을 가방에 넣어 올려뒀다.

경찰 조사 결과 C 씨는 10평 남짓한 원룸에서 10년 정도 살았다고 한다. 그동안 한 번도 월세를 밀린 적이 없었다고 한다.

C 씨는 어린 시절 턱에 종기가 생겨 수술을 했지만 턱이 잘 벌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고, 여기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또 왼손 손가락 일부가 잘려나가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C 씨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가족들에게도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주변에 친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장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처지를 비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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