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대 힙합동아리 '슈프림크루' 회원들이 어방동 카페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힙합 열풍 힘입어 2012년 창립
야외공연장이라면 어디든 출동
돈 벌기보다 노력 보여드릴 터



"힙합은 그 어떤 음악보다 솔직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출할 수 있으니 20대들에게 딱 맞는 음악 분야라고 생각해요."
 
2000년대 초 가요계에서 외면받던 힙합이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덕분이다. 방송의 파장은 컸다. 고교생이나 여자,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힙합 프로그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힙합 열풍에 힘입어 인제대에 힙합 동아리가 생겼다. 바로 2012년 생긴 '슈프림크루'다.
 
'슈프림크루'의 김나현(23·여) 회장은 "힙합이 한창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올해 동아리 회원을 모집할 때 신청서만 200장 넘게 접수됐다. 지난해 80명의 배를 넘는 수준"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사흘 동안 신입생 오디션을 진행해야 했다. 현재 동아리 부원은 70여 명 정도"라고 소개했다. 부원 박충헌(23) 씨는 "주변에 힙합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동아리에 들어와 동료들과 같은 관심사를 놓고 대화하니 즐겁다"며 미소 지었다.
 
'슈프림크루'는 1년에 두 번 인제대에서 정기공연을 연다. 또 김해가야테마파크, 김해도서관, 지역 대학교 축제 등 야외공연장이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달려간다. 뛰어난 실력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2015년 서울 전국 생활동아리 축제에서는 금상을 받았다.
 
시종일관 밝은 표정의 단원들은 "슈프림크루는 딱딱한 규율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부원 안관현(23) 씨는 "이곳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다. 개인의 음악 작업물도 통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동아리 회식 때 술에 취한 사람들이 자유 형식으로 랩 대결을 펼쳤다. 순수하게 힙합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란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각자 전공이 다른 사람들이 한 가지 관심사로 똘똘 뭉칠 수 있었을 만큼 힙합이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정동인(18) 씨는 "저에게 힙합은 위로다. 힘들었을 때 유명 래퍼의 음악을 듣고 힘을 냈다"고 웃었다. 박 씨는 "음악으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순수한 일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6년째 음악을 하면서 많은걸 얻는다. 힙합이든 무엇이든 다 잘해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힙합이란 '잘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안 씨는 "래퍼에게는 자신감과 자기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랩을 할 때 쭈뼛거리지 않고 당당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할 말을 하는 사람이 무대 위에서 빛나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지역 대학교에 힙합동아리가 많이 없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슈프림크루를 부러워하는 눈길을 많이 받았다"면서 "슈프림크루만의 믹스테이프를 만들고 싶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음반이 아니라 회원 개개인의 노력이 담긴 성과물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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