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즈멘 그루터기클럽 김경완(오른쪽에서 두 번째) 회장이 지난 26일 헌장 전수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김경완 그루터기클럽 초대회장
국제와이즈멘 김해지방 8번째
‘YMCA 본질 회복’ 핵심가치



"한국에 살면서도 한국 사회에서 소외당한 숱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자라난다면 10~20년 뒤에는 큰 사회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와이즈멘 그루터기클럽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 다가가 이들이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소통하며, 이를 통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국제와이즈멘 부·울·경지구 김해지방은 지난 26일 김해YMCA에서 새로 출범한 와이즈멘 그루터기클럽 헌장 전수식을 진행했다. 그루터기클럽은 김해의 8번째 와이즈멘 클럽이다. 그루터기클럽 초대 회장은 김경완(52) 씨가 맡았다.
 
그루터기는 초목을 베고 남은 부분을 말한다. <구약성경>의 이사야서에도 그루터기 이야기가 나온다. 잘려 나가도 다시 싹이 나는 그루터기처럼 회복과 희망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김경완 회장은 "저도 인생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루터기는 저를 의미하는 것 같다. 세상에는 병들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많다. 함께 다시 일어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루터기클럽은 젊은이들의 영적 운동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자는 'YMCA'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을 핵심 가치로 둔 단체다. 일반 사회단체처럼 변한 와이즈멘을 다시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 단체로 환원시키고, 교회 안에만 머무르는 기독교인들이 사회로 눈을 돌리게 하자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그루터기클럽의 활동 내용도 명확하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다. 김 회장은 10여 년 전 김해중부경찰서 명예시민경찰 3기 회장을 맡았다. 그는 부원동과 동상동에서 순찰활동을 하면서 다문화를 직접 느꼈다. 다문화가 공존하하는 사회에서 소외 받는 다문화를 실감했다. 다문화 자녀들이 자라났을 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사회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김 회장의 관심이 그루터기클럽으로 구체화된 것은 이현주 사무장을 만나면서부터다. 이 사무장은 불법체류자인 엄마와 자식을 책임지지 않는 아빠 사이에서 출생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서류상에는 없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아기의 사연을 접한 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김 회장은 "누구나 청소년기에, 혹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자신이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더 큰 혼란을 겪는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갖게 하는 게 필요하다. 그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루터기클럽은 행사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함께 부대끼며 1 대 1 관계를 맺어 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이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삼촌, 이모, 고모가 돼 주겠다는 것이다. 그루터기클럽은 초·중학교와 연계하고, 장기적으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캠핑을 가거나 가정 방문을 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경완 회장은 "클럽의 슬로건은 '너와 내가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당당하고 행복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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