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완 그루터기클럽 초대회장
국제와이즈멘 김해지방 8번째
‘YMCA 본질 회복’ 핵심가치
"한국에 살면서도 한국 사회에서 소외당한 숱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자라난다면 10~20년 뒤에는 큰 사회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와이즈멘 그루터기클럽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 다가가 이들이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소통하며, 이를 통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국제와이즈멘 부·울·경지구 김해지방은 지난 26일 김해YMCA에서 새로 출범한 와이즈멘 그루터기클럽 헌장 전수식을 진행했다. 그루터기클럽은 김해의 8번째 와이즈멘 클럽이다. 그루터기클럽 초대 회장은 김경완(52) 씨가 맡았다.
그루터기는 초목을 베고 남은 부분을 말한다. <구약성경>의 이사야서에도 그루터기 이야기가 나온다. 잘려 나가도 다시 싹이 나는 그루터기처럼 회복과 희망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김경완 회장은 "저도 인생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루터기는 저를 의미하는 것 같다. 세상에는 병들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많다. 함께 다시 일어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루터기클럽은 젊은이들의 영적 운동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자는 'YMCA'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을 핵심 가치로 둔 단체다. 일반 사회단체처럼 변한 와이즈멘을 다시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 단체로 환원시키고, 교회 안에만 머무르는 기독교인들이 사회로 눈을 돌리게 하자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그루터기클럽의 활동 내용도 명확하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다. 김 회장은 10여 년 전 김해중부경찰서 명예시민경찰 3기 회장을 맡았다. 그는 부원동과 동상동에서 순찰활동을 하면서 다문화를 직접 느꼈다. 다문화가 공존하하는 사회에서 소외 받는 다문화를 실감했다. 다문화 자녀들이 자라났을 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사회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김 회장의 관심이 그루터기클럽으로 구체화된 것은 이현주 사무장을 만나면서부터다. 이 사무장은 불법체류자인 엄마와 자식을 책임지지 않는 아빠 사이에서 출생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서류상에는 없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아기의 사연을 접한 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김 회장은 "누구나 청소년기에, 혹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자신이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더 큰 혼란을 겪는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갖게 하는 게 필요하다. 그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루터기클럽은 행사 위주의 활동에서 벗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함께 부대끼며 1 대 1 관계를 맺어 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이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삼촌, 이모, 고모가 돼 주겠다는 것이다. 그루터기클럽은 초·중학교와 연계하고, 장기적으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캠핑을 가거나 가정 방문을 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경완 회장은 "클럽의 슬로건은 '너와 내가 함께하는 행복한 사회'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당당하고 행복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