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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걸맞게 지리적 위치 고민하고, 지역예술인 활용해 스토리 구성을박물관 도시, 김해! ①서울
  • 수정 2017.11.08 16:52
  • 게재 2017.07.05 09:30
  • 호수 330
  • 11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김해시는 '박물관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까지 시립박물관, 한글박물관, 김해문학관(만화박물관), 장군차박물관, 가야불교박물관, 농업박물관 등 6개의 작은 박물관들을 건립할 계획이다. <김해뉴스>는 앞으로 4회에 걸쳐 기획기사 '박물관도시, 김해!'를 게재한다.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린 국내·외 박물관들의 사례를 알아봄으로써 '박물관도시' 프로젝트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서울을 다룬 서울역사박물관. 생동감 넘치는 알찬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광화문~서대문 사이 위치 탁월
외국인 관광객 고려 다언어 안내


서울시는 2002년 5월 서울이 걸어온 발자취를 정리해 서울 종로구 경희궁에 서울역사박물관을 개관했다. 경희궁은 조선의 5대 궁궐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역사박물관은 3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주전시실인 상설전시실은 3층에 꾸며졌다. 전시공간은 '조선시대의 서울(1392~1863년)',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1863~1910년)', '일제강점기의 서울(1910~1945년)', '고도성장기의 서울(1945~2002년)' 등 4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조선시대의 서울'은 과거 한양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입구에는 옛 지도를 바탕으로 만든 테라코타 작품이 걸려 있다. 광화문 앞 대로인 육조거리, 고위관료들이 머물렀던 북촌, 전문직 종사자들의 마을 중촌, 청렴한 선비가 많았던 남촌,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였던 도성 밖 성저십리가 입체모형 형태로 전시되고 있다.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었던 서울을 보여준다. 도로가 확장되고, 각국 공사관·신식학교·종교시설 등이 들어서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서울'에서는 일제에 저항하면서도 근대문물을 받아들이는 서울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고도성장기의 서울'은 해방 이후 폐허 속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룬 서울을 소개한다. 벽면에는 변화의 과정을 직접 지켜본 이들의 증언이 상영된다. 전시실 한 쪽에는 1978년 입주한 서초삼호아파트의 한 가구가 재현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구역은 도시모형영상관과 연결돼 있다. 영상관에는 항공사진과 정밀측량을 바탕으로 만든 1500분의 1 서울 축소모형이 전시돼 있다. 
 
2층은 직원들의 사무실이다.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기증유물전시실, 서울역사자료실, 뮤지엄숍 등이 자리하고 있다. 기증유물전시실은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5개의 전시실에 시민들이 기증한 유물들을 주제별로 나눠 진열해 놓았다. 시는 1년에 한 번 씩 기증자의 명패를 만들어 박물관에 부착한다. 서울역사자료실에는 약 2만 7000여 권의 도서와 디지털 자료를 비치했다. 뮤지엄숍에서는 '궁중의상 종이접기'와 '시간을 달려 600년 서울여행' 등 박물관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기념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광화문과 서대문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다른 종류의 박물관들이 있고 면세점도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이에 따라 서울역사박물관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언어로 제작한 안내서와 안내음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김기용 총무과장은 "분관인 청계천박물관에는 태국어도 지원하고 있다. 태국정부가 청계천 복원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태국인 방문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해에는 다문화가정과 외국인근로자가 많이 사는 것으로 안다. 해당 국가의 언어를 지원하는 게 박물관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국립한글박물관 전경. 한글 창제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글 역사를 실물자료 중심으로 재조명하는 곳이다.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역사 실물자료 중심 재조명
예쁜 기념품, 체험공간 인기 끌어

 

   
▲ 상설전시실 '한글이 걸어온 길'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날이던 2014년 10월 9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에 문을 열었다. 1443년 한글 창제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글이 지나온 역사를 실물자료 중심으로 재조명하는 공간이다. 개관 이후 3년 간 한 달 평균 방문객은 대략 5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한글날이 있는 10월 방문객이 가장 많다. 평일에는 주로 학교, 외국인 어학당, 공공기관 등에서 찾아오는 단체관람객 비중이 높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이 방문한다.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야외 잔디마당과 쉼터를 갖추고 있다.
 
2층 상설전시실에는 '한글이 걸어온 길'이 전시되고 있다. 관람 동선은 1부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2부 '쉽게 익혀서 편히 쓰니', 3부 '세상에 널리 퍼져 나아가니' 순서로 이어진다.
 
1부에서는 한글이 없던 시대의 문자, 시대별 한글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한글의 창제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예를 든 책인 <훈민정음 해례본>도 진열돼 있다. 2부에서는 한글이 널리 퍼지게 되는 과정과 일상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석가모니의 일대기와 공덕을 기린 책인 <월인석보>, 과거 사용한 한글타자기, 신문, 잡지, 신소설 등이 나열돼 있다. 3부에는 일제강점기 때 한글을 지키기 위해 펼쳤던 국어학자들과 연구단체의 노력이 묻어난다. 조선어학회에서 펴낸 한글연구지,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 원고도 볼 수 있다. 전시실 중간 중간에는 영상과 체험시설이 마련돼 전시의 이해를 돕는다. 관람 동선 끝에는 세종대왕에게 편지를 쓰는 기계가 놓여 있다.
 
상설전시실을 빠져 나오면 기념품점이자 카페인 '아름누리'가 보인다. 주로 문구류를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입소문이 날 정도로 예쁜 상품이 많다.
 
3층에는 한글놀이터와 한글배움터, 특별전시실이 자리하고 있다. 한글놀이터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전시공간이다. 오감을 통해 한글의 구성 원리를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한글배움터는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과 다문화주민 등이 한글을 쉽게 익힐 수 있게 하는 체험학습공간이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한복, 비빔밥, 태권도 등의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다. 한글로 본인의 이름을 적힌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박물관 지하 1층에는 주차장과 강당이, 지상 1층에는 한글정보실 '한글누리'와 강의실·사무실이 있다. '한글누리'는 한글 전문도서관이다.
 
국립한글박물관 홍보 관계자는 "가족 관람객들은 한글놀이터를, 외국인들은 한글배움터를 가장 선호한다. 스스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김해라면 이들이 한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한글박물관을 세우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용도 폐기된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윤동주문학관.


■윤동주문학관

등산객 오가며 들르는 지리적 이점
영화 ‘동주’ 상영 이후 방문객 늘어


시인 윤동주(1917~1945년)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서울 종로구 누상동에 있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했다. 당시 그는 종종 인근의 인왕산에 올라가 시를 다듬었다고 한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이 이 때 쓴 작품들이다.
 
종로구는 이를 인연삼아 2012년 7월 청운동 인왕산 끝자락에 윤동주문학관을 개관했다. 용도 폐기된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부지와 예산 확보의 부담을 덜었다. 현재 문학관은 종로문화재단이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윤동주문학관은 총 3개 전시실로 구성된다.
 
제1전시실 '시인채'는 '인간 윤동주'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중학교 시절', '연희전문학교 졸업', '일본 유학', '후쿠오카 감옥', '시인의 죽음', '시인, 별이 되다' 등 9개의 주제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정했다. 시인의 사진과 친필 원고 영인본이 진열돼 있다. 그의 일대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반대편 벽면에는 윤동주가 즐겨보던 책의 표지들이 부착돼 있다. 전시실 한 가운데에는 시인의 생가에서 옮겨온 우물목판이 놓여 있다.

 

   
▲ 윤동주문학관 한쪽 벽면에 윤동주가 생전 즐겨보던 책의 표지들이 붙어 있다.

제2전시실은 천장이 뻥 뚫려 있다.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해 만든 이곳은 윤동주의 시 '자화상' 속 우물을 모티브로 한다. 이름도 '열린 우물'이다. 벽체에는 과거 물탱크에 저장됐던 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 준다. 가을이면 시화전 등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제3전시실 '닫힌 우물'은 또 하나의 폐기된 물탱크다.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창이 없고 실내가 어둡다. 천장에 난 작은 구멍이 빛이 들어오는 유일한 창구다. 이 전시실은 시인이 생을 마감한 후쿠오카 형무소를 재현한 시설이다. 여기서는 그의 일생과 작품세계를 다룬 11분짜리 동영상이 상영된다.
 
문학관 출입구 왼쪽으로 난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시인의 언덕'에 닿는다. 산책하기 좋은 숲길이 조성돼 있다. 아래로는 탁 트인 서울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윤동주의 시 '서시'가 새겨진 시비도 볼 수 있다.
 
사실상 버려졌던 이 공간은 5년 전 문학관이 들어서면서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됐다.
 
종로문화재단 직원 안후경 씨는 "개관 후 5년 간 50만 명이 다녀갔다. 등산객들이 오가며 들르는 등 지리적 이점이 있다.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외부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찾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시인 윤동주가 갖는 이미지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 특히 최근 영화 '동주'가 상영되고 난 후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문학관을 짓는다면 시 차원에서 지역예술인들을 활용해 스토리를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서울=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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