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도요마을 강변축제’ 성료
 김해·창원·부산 등서 500명 몰려
 문학콘서트·시 낭독·연극 이어져




"도요 햇감자도 맛보고 연극, 문학, 음악행사까지 즐기니 이곳이 바로 예술천국이군요."
 
지난 1일 생림면 도요마을 도요창작스튜디오에서 '제6회 도요마을 강변축제'가 열렸다.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문화예술축제였지만, 김해 시민들은 물론 경남 창원·밀양과 부산 등지에서 관람객 500여 명이 다녀갔다.
 
도요마을 곳곳에는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도요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이윤택 예술감독은 환한 미소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스튜디오 입구에는 도요출판사가 펴낸 책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다. 연극에 쓰인 가면과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전시부스도 마련됐다. 마을의 명물 도요감자를 판매하는 부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축제는 오전 11시 문학콘서트로 막을 올렸다. 도요출판사가 발간한 11번째 도요문학무크 <변화의 힘>을 주제로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정일근, 박서영, 조말선 작가 등이 참여해 관객과 토론을 진행했다.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풍물놀이는 오후 2시에 시작했다. "얼씨구나 좋다~ 작년에 왔던 도요축제가 죽지도 않고 다시 왔네~."
 
단원들은 익살스러운 표정과 능청스러운 몸짓으로 신나는 사물놀이극을 선보였다. 어르신들은 풍물패와 함께 어깨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시끌벅적한 개막식 후 도요가족극장에서 뮤지컬 '동주, 점점 투명해지는 사나이'가 공연됐다.
 
도요스튜디오 야외무대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시·문장 낭독대회'가 열렸다. 사회자가 대회 참여 명단을 본 후 "부산에서 온 백근호 선생님, 어디 계십니까"라고 외치자 관객석에서 앳된 얼굴의 초등학생 백 군이 등장했다. 순간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백 군은 의젓하게 윤동주의 '서시'를 낭독했다.
 
축제 관람객인 강훈 씨는 현장에서 쓴 창작시를 낭독했다. '도요마을에 낯선 사람들이 모여 축제 한마당을 벌이고 있네/ 전부 다 웃음꽃 활짝 핀 얼굴로 쳐다보니 항상 기분이 좋구나/ 이색적인 공연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러분을 웃기고 있다'
 
낭독대회에는 도요마을 주민과 연희단거리패 배우, 관람객이 함께 참여해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도요마을강변축제 총괄 담당자인 최영철 시인은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남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시나 문장을 소리 내서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떠들썩한 축제가 아니라, 작으면서도 알차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지난 1일 도요스튜디오 야외공연장에서 연극을 공연하고 있다.

해가 질 무렵 도요마을 할머니들이 야외공연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연극 '홍도야 우지마라'를 보기 위해서였다. 한 할머니는 "더워서 욕본다. 연극 보려고 밥 묵고 나왔다"며 객석 한 자리를 차지했다. 진행을 맡은 배우 명계남 씨는 "어르신들이 보면 참 좋을 연극~ 관객들을 웃고 울리게 할 연극 보러 오세요"라며 관객몰이에 나섰다.
 
짙은 어둠이 깔리고 객석이 가득 채워지자 연극이 시작됐다. 기생 출신 홍도와 오빠 철수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작품이었다. 변사가 등장해 극을 이끌고 광대극까지 선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홍도가 오빠에게 뺨을 맞는 장면에선 "아이고 나쁜 놈"이라며 혀를 차는 목소리가 나왔다. 할머니들은 시집살이에 힘들어하는 홍도를 응원하기도 하고, 복수를 하는 장면에서는 "속 시원하다"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매년 도요마을 강변축제를 찾아온다는 민수현(44·구산동) 씨는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여서 즐겁다. 시끄럽지 않은 소소함이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도요마을을 찾아 문화예술의 향기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윤택 감독은 "도요마을은 예술인 마을이다. 밭을 사서 집을 짓고 폐교된 학교를 활용해 문학, 연극을 생산하고 있다. 도요마을 강변축제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잔치다. 강변까지 아우르는 자연친화적인 축제가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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