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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이점 살려 콘텐츠 확보하고 철저한 기획 거쳐 박물관 건립해야박물관 도시, 김해! ②제주도
  • 수정 2017.11.08 16:54
  • 게재 2017.07.19 09:43
  • 호수 332
  • 13면
  • 이경민 기자(min@gimhaenews.co.kr)

제주도는 돌, 여자, 바람이 많아 예로부터 '삼다도'라고 불려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것은 감귤, 녹차, 우도 땅콩, 각종 해산물 등 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다. 최근 지역의 특산물 또는 지역적 환경을 다룬 다양한 테마박물관들이 제주도 곳곳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 오설록티뮤지엄 방문객들이 차를 시음하고 있다.


■오설록티뮤지엄

국내 최초 차 박물관, 연간 180만 명 방문
상품개발팀 운영해 개관 5년 뒤 흑자 행진

연평균 기온이 14도 이상, 연간 강수량이 1600㎜ 이상인 제주도는 차나무가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내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1983년부터 척박했던 제주의 돌밭을 고르고 개간사업을 벌여 차나무를 심었다. 녹차밭 도순다원, 서광다원, 한남다원을 차례로 조성했다. 규모는 총 327만㎡(약 100만 평)에 이른다.
 
2001년 9월에는 서광다원과 맞닿은 자리에 오설록티뮤지엄을 세웠다. 창업주였던 고 서성환 회장이 차 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지은 국내 최초의 차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크게 전시, 상품판매, 카페 공간으로 나뉜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벽면에 걸린 전시물들이 녹차의 종류, 녹차 제다법, 녹차와 홍차의 구별법 등을 설명해 준다. 유리장 안에는 토기, 청자, 분청사기, 백자로 만든 다기세트가 전시돼 있다. 세계의 찻잔, 차 상품 변천사 등도 살펴볼 수 있다.

   
▲ 오설록티뮤지엄 입구.

전시공간을 지나면 판매용 상품들이 나타난다. 덖음차, 발효차, 분말차, 차게 마시는 녹차 등 각종 차가 구비돼 있다. 구입에 앞서 시음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녹차 잼, 쿠키, 텀블러, 화장품, 샴푸, 비누 등 녹차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퓨저도 눈길을 끈다. 
 
판매대 옆에는 카페가 있다. 녹차, 녹차라떼, 녹차아이스크림, 녹차롤케이크 등을 맛 볼 수 있다. 평일에도 앉을 자리를 먼저 정하고 주문을 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이 붐빈다. 외국인 방문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박물관 2층에는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서는 초록빛 가득한 녹차 밭이 내려다 보인다. 차밭은 누구든 자유롭게 거닐 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사진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카페 쪽 출입문 맞은편에는 다도체험인 '티클래스'가 열리는 '티스톤' 건물이 있다. 예약을 해야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방문객은 연간 약 180만 명이나 된다. '사드 사태' 이전에는 중국 관광객이 전체 방문객의 2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 대신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찾아온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만큼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차 박물관은 없다고 한다.
 
오설록티뮤지엄 김지연 총괄부장은 "차만 갖고는 경쟁력이 없다. 오설록에는 상품개발팀이 따로 있다. 외국유명회사의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그만큼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방문객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개관 후 5년이 지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다. 제주 관광객이 늘면서 박물관 방문객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차 박물관이 차를 홍보할 수는 있겠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차가 가진 오래된 이미지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서울에 3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출은 저조하다. 제주는 관광지 특유의 이점이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 감귤박물관 앞 감귤나무 아래에서 관광객들이 휴식하고 있다.


■감귤박물관

전시·체험·먹거리 한자리서 간편 해결
올 10월엔 카페 운영해 디저트 판매도

박물관 앞 감귤나무에는 연한 노란색을 띤 커다란 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여름철에는 어울리지 않는 낯선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옆에 있던 학예사가 '하귤'이라고 설명했다. 신맛이 강해 여름철 주스로 많이 사용되는 관상용 품종이라고 한다.
 
감귤박물관은 2005년 5월 서귀포 신효동에 문을 연 시립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상설전시관, 세계감귤전시관, 아열대식물원, 감귤따기체험장, 감귤체험학습장, 족욕·공예체험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설전시관에 들어서면 천장에 달린 주황색 감귤 모양 전등이 눈길을 끈다. 1층 전시실에서는 감귤 품종, 감귤 재배역사, 감귤 재배방법, 감귤 가공산업의 현황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중간 중간에는 단추를 누르면 감귤과 레몬 등의 향을 풍기는 기계와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3D입체영상 애니메이션도 상영된다.
 
2층에는 제주전통농가 전시실과 민속유물 전시실이 있다. 제주농가 전시실에는 전통초가집이 재현돼 있다. 돼지우리와 연결된 제주 특유의 전통화장실도 꾸며져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민속유물 전시실에서는 제주의 농경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전이 열린다.

   
▲ 감귤박물관 전경.

세계감귤전시관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자라는 감귤나무 97품종이 심어져 있다. 원산지가 중국인 관상용 감귤나무 '화유', 미국 캘리포니아가 주산지인 '워싱톤네블 오렌지', 일본의 '부사' 등 20여 개 나라의 감귤이 자란다. 뮤지엄숍에서는 감귤초콜릿과 감귤 주스 등을 판매한다.  
 
아열대식물원에서는 선인장 등 세계 각국의 아열대 과수와 식물이 전시돼 있다. 감귤체험학습장에서는 감귤 쿠키와 머핀케이크 만들기가 진행된다. 1000원을 내면 족욕체험장에서 족욕도 할 수 있다. 감귤오일과 진피분말을 넣은 물에 15분 간 발을 담글 수 있어 지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감귤박물관은 11월부터 석 달간 감귤 따기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이 덕분에 1년 중 하반기가 성수기라고 한다. 연간 방문객은 9만 명. 하루 평균 250여 명이 이곳을 찾는다.
 
감귤박물관 김성욱 학예사는 "제주도에서 감귤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많다. 박물관에서는 전시, 체험, 먹거리 등을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방문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쉴 곳이 없다는 관광객의 지적에 따라 오설록을 벤치마킹해 카페를 운영하려고 한다. 감귤을 이용한 디저트 등을 개발해서 판매할 계획이다. 올해 10월 개관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학예사는 2년 전부터 이곳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는 박물관이 개관할 때 함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김 학예사는 "개관 전에 귤 재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1세대의 증언을 수집했어야 했다. 살아있는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다. 1세대는 현재 대부분 80~90세 어르신들이다. 더 늦기 전에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물관을 짓기 전에 콘텐츠를 놓고 전문가들과 사전논의를 충분히 해야 한다. 건물을 세우기 전에 자료를 먼저 수집해야 한다. 학예사를 1~2년 미리 채용해서 기획과정에서 벤치마킹, 자료 수집을 함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제주돌문화공원 야외전시장. 다양한 형태의 돌 전시물들이 초록빛 숲과 조화를 이룬다.


■제주돌문화공원

희귀 자연석, 민속품 등 2만여 점 전시
설문대할망 설화 바탕으로  건물 구성


화산섬 제주도는 유난히 돌이 많기로 유명하다. 제주도는 이러한 지질학적 특성을 살려 2006년 6월 조천읍에 제주돌문화공원을 조성했다. 제주도 형성 과정과 제주의 돌 문화를 보여주는 도립박물관이자 생태공원이다.
 
제주돌문화공원 백운철 총괄기획단장은 1999년 옛 북제주군과 함께 민관합작으로 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327만㎡(100만평) 대지 위에 920억 예산이 투입됐다. 그가 평생 동안 수집한 희귀 자연석, 돌 민속품 등 2만여 점을 무상 기증하는 조건이었다.
 
공원 안에는 제주돌박물관이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제주도 형성 과정과 화산활동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화산 폭발로 분출된 용암편인 '화산탄', 유출된 용암이 솟아올라 이루어진 언덕 '용암구' 등 화산활동의 결과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지질학적 현상들의 이해를 돕는 각종 모형들도 전시실 곳곳에 배치돼 있다. 20여 개의 용암구가 전시된 통로를 지나면 돌갤러리로 이어진다. 기묘한 형태의 자연석을 진열해 놓은 곳이다. 제주돌박물관이 따로 세워져 있지만 사실 공원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 제주돌박물관 전시실.

제주도에는 흥미로운 탄생설화가 있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이야기다. 설문대할망은 바다 속의 흙을 삽으로 떠서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키가 크고 힘이 센 여신이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이 설화를 중심주제로 잡았다. 설문대할망은 밑 터진 샘물인 '물장오리'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숲길 오른쪽에 물장오리를 상징하는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오백장군은 설문대할망이 낳은 아들 500명이다. 할망은 아들들에게 먹일 죽을 끓이다가 죽솥에 빠져 죽었다. 이를 모르고 죽을 먹던 아들 499명은 어머니의 뼈를 발견하고 슬퍼하며 바위로 변해 한라산 오백장군이 됐다고 한다. 막내는 바닷가로 달려가 차귀섬이 되었다고 한다. 공원에는 오백장군갤러리가 들어서 있다. 그 옆에는 오백장군군상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야외전시장에도 다양한 형태의 돌들이 전시되고 있다. 돌과 나무, 탁 트인 들판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자태를 뽐낸다. 설문대할망전시관이 2020년까지 완료되면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다.
 
제주돌문화공원 안진용 학예사는 "박물관에는 유물, 인력, 수장고 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박물관에서 유물은 콘텐츠다. 우리 박물관의 콘텐츠는 정말 좋다. 활용이 문제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학예사가 2명밖에 없다. 둘이 전시, 교육, 수장고 관리, 조사 등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게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박물관은 관광시설이 아니라 문화시설이다. 수익을 낸다고 생각하면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제주=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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