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보채는 행동 잘 살펴야
소아 증상은 발열, 두통 대다수
갑작스럽게 감기보다 심한 고열

예방백신 없어 손 씻기 등 주의
대증요법만으로도 저절로 호전
치사율 15% 세균성 수막염 주의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을 맞아 바이러스 수막염 때문에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9세 이하 어린이가 절반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지난 12일 발표한 2012~2016년의 응급의료 데이터 분석 자료에 따르면, 바이러스 수막염 응급실 내원 환자는 6월부터 증가해 7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9세 이하 아동 환자가 전체 환자의 48.3%를 차지했다. 7월은 65.9%, 8월은 54.7%로 여름철에 특히 비율이 높았다.
 
김해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주영 과장은 "바이러스 수막염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인 엔테로 바이러스는 여름, 가을에 잘 나타난다. 특히 소아에게 감염을 일으키기 쉽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 공동생활 공간에서 개인별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수막염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거미막과 연질막 사이에 존재하는 거미막 밑 공간에 다양한 종류의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질병은 무균성 뇌수막염으로도 불린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90% 이상은 엔테로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그 중에서도 콕사키 바이러스와 에코 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엔테로 바이러스다.
 
서주영 과장은 "바이러스 수막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엔테로 바이러스는 유·소아에게 주로 침범한다. 위생상태가 나쁜 환경에서 잘 전파되는 전염성 병원체다. 입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4~6일 잠복기를 거쳐 두통,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영·유아에게는 보채는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름철 아이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수막염에 걸리면 고열, 두통은 물론 머리가 아프고 목 뒤가 뻣뻣한 경부강직, 설사, 구역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자료에 따르면 응급실을 찾은 바이러스 수막염 환자들의 증상은 두통(52.2%), 발열(29.0%), 구토(5.6%), 복통(2.0%), 현기증(1.5%) 등의 순이었다. 9세 이하 소아의 경우 발열과 두통이 각각 40%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발작(0.6%), 기침(0.6%) 등의 증상도 일부 확인됐다. 영·유아의 경우 대개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면서 38도 이상의 고열을 보인다.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과 비교할 때 강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서주영 과장은 "바이러스 수막염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영양 상태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무리한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바이러스 수막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 수막염은 항생제 처방 없이 열, 두통, 탈수증세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만으로도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 면역기능을 가진 성인이라면 바이러스 수막염에 걸려도 7~10일 만에 대부분 회복된다.
 
한편, 바이러스 수막염과 비슷한 질병으로 세균성 수막염이 있다.
 
세균성 수막염은 폐렴연쇄구균, 인플루엔자간균, 수막구균 등에 의해 발생한다. 초기 증상은 바이러스 수막염과 비슷하지만, 급격하게 진행되는데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치사율은 10~15% 정도다. 살아 남아도 환자 가운데 15%는 신경학적 후유증을 얻을 수 있다.
 
세균성 수막염이 의심되면 즉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한 후 항생제를 투여하지만, 뇌척수액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먼저 투여하기도 한다. 원인균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10~14일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서주영 과장은 "바이러스 수막염과 달리 세균성 수막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막을 수 있다. 과거에는 2개월~7세의 소아에게서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50세 이상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도움말
서주영 김해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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