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전 도지사 곁 오래 지켜
작년 거창 귀향 내년 선거 준비
행정경험·친화력 발판삼아 도전



김해와 인연을 맺었던 인사 가운데 고향으로 돌아가 내년 지방선거 도전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국회의원의 비서실장·보좌관이었던 최기봉 씨도 고향인 경남 거창에 가서 내년 지방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거창의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난해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양동인 군수다. 내년 지방선거 때 거창 군수 출마를 고려 중인 인사는 자천타천으로 7~8명에 이른다고 한다. 최 전 실장도 그 중 한 명이다.

최 전 실장은 경남도정을 이끈 풍부한 행정경험, 국회에서 닦은 정치력,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쌓은 중앙정부 공무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 등을 발판 삼아 도전에 나섰다. 1차 관문인 자유한국당 경선을 통과하기만 한다면 양 군수와의 대결에서 불리할 게 없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최기봉 전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최 전 실장은 1982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20년 간 거창군에서 공직에 몸담고 있던 중 2002년 당선된 김태호 전 군수와 동반자 관계를 시작했다. 김 전 군수가 당선 직후 거창군청 농정과에서 일하던 최 전 실장을 비서로 발탁한 것이다. 최 전 실장은 김 전 군수의 거창농고 1년 후배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두 사람 사이에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김 전 군수가 주변 사람들의 적극 추천을 받아들여 최 전 실장을 비서 자리에 앉히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됐다.
 
김 전 군수는 2004년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경남도지사로 당선됐다. 최 전 실장은 그를 따라 경남도로 갔다. 이후 2010년까지 도지사 비서실장을 맡아 현안사업 관리와 기초지자체 간 의견 조율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비서실장으로 일하던 시기에 경남도는 마창대교·거가대교 등 대형사업을 유치하고, 람사르총회·세계여성인권대회 등 세계적 행사를 개최했다. 그는 "도지사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대형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어떻게 결정되고 진행되는지, 그리고 중앙부처 예산은 어떤 식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직접 경험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가 2011년 김해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최 전 실장도 다시 자리를 옮겨 지난해까지 김 전 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김해에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 동부지사를 유치하고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국회에서 동분서주했다고 한다.
 
최 전 실장은 이 때 지역민들의 민원을 많이 해결해 국회 보좌관 신분이면서도 여전히 '최 실장'으로 불렸다. 그는 "부전~마산 복전철 사업 때문에 장유면 응달마을의 농토 위로 고가철로가 지나가게 됐다. 이렇게 되면 농사를 짓기가 사실상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 법으로는 보상 받을 길이 없었다. 철도시설공단, 국토교통부, 기획재경부 등 관련 부처와 기관을 찾아다니면서 지역민의 사정을 전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결국 97억 원 권고의결을 받아 토지보상을 했다. 마을 주민들이 고맙다면서 떡과 음료수를 의원 사무실에 돌렸다"며 웃었다. 그가 김해를 떠난 지 1년을 넘었지만 과거 그의 활동을 잊지 못하고 지금도 김해에서 연락하는 지인들이 많은 이유는 이런 데 있다.
 
최 전 실장은 제2의 고향인 김해에서 쌓은 경험과 능력을 고향 거창에서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김 전 지사를 따라 경남도로 간 이후 창원, 김해, 서울 등지에서 생활했다.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가 역할을 하자는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최 전 실장은 "거창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비평준화 일반고인 거창고 등 우수한 교육기관이 있는 교육의 고장이다.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천혜의 자연을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수성을 살리려면 지역의 현안사업과 중앙정부의 지원을 연결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큰 틀에서 중앙정부와의 관계를 고민하고 장기적 전망을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실장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남은 만큼 긴 호흡으로 선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 시작이다. 군민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는지가 중요하다. 겸손한 자세와 마음으로 많이 듣겠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세를 갖겠다. 함께하는 군정은 결국 신뢰와 먼저 듣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반목과 갈등 대신 소통과 화합이 살아 있는 거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해뉴스 /거창=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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