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다희(27·삼계동) 씨는 지난달 친구들과 함께 일주일간 동남아지역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자 몸에 힘이 빠지면서 속이 미슥거렸고, 구토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결국 병원을 찾았다. 김 씨는 'A형 간염'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묻은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면 걸리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대변을 통해 옮겨지기 때문에 감염자가 위생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병인 만큼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A형 간염은 과거에는 후진국 병으로 치부되었으나, 후진국에서 발병하는 간염은 증상이 거의 없이 감기처럼 지나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더불어 위생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어린 시절 A형 간염에 노출되지 않았던 성인에게서 주로 발병하게 되는데, 이 경우 황달뿐만 아니라 전격성 간염으로 인한 간부전이나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 증상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평균 4주(15~50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잠복기 후에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 일차적인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그 후 일주일 이내에 특징적인 황달 징후가 나타난다.
 
이 황달 징후와 동시에 소변의 색이 진해지며 탈색된 대변을 보게 된다. 그리고 전신 가려움증도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황달이 발생하게 되면 이전에 나타났던 전신증상은 사라지지만, 황달 증상은 2주 정도 지속된다. 이 같은 증상은 보통 어린이보다 성인들에게, 또 연령이 높을 수록 심하게 나타난다.
 
■ 진단
전신증상이 나타난 후 일주일 이내에 황달이 나타나면 A형 간염을 의심할 수 있고, A형 간염 항체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항체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게 될 경우, 급성 A형 간염으로 진단하게 된다. 그러나 감염 초기에는 음성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의심이 되는 환자의 경우 시간 간격을 두고 재검하거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직접 검출하는 검사를 해야 한다.

■ 치료
대부분의 급성 A형 간염은 자연적으로 잘 회복되므로, 특별한 치료보다는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이 중요하다. 술이나 각종 약제 등 소위 건강식품은 절대적으로 삼가야 한다. 반드시 절대안정을 취해야 할 필요는 없으나, 심한 운동이나 장기간의 육체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식이요법으로는 고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경과/합병증
급성 A형 간염의 경우 85%는 3개월 이내에 임상적·혈액학적으로 회복되며, 이후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과 달리 만성화되지 않고 대부분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약 5% 이내) 환자의 경우 6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 A형 간염에 걸리면 대부분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2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급성 간염이 유발되고 한 달 이상 입원이나 요양을 해야 하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A형 간염은 급성신부전, 재발성간염, 담즙정체성간염, 급성췌장염, 혈구 감소증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령이 높거나, B형·C형 간염 등의 만성 간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간염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돼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 예방 방법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만 가열해도 사멸되기 때문에 끓인 물을 마시거나 충분히 음식을 익혀 먹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A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다. 보통 한 번 접종한 후, 백신의 종류에 따라 6~12개월이나 18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하면 95% 이상의 간염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2세 이상의 어린이 뿐만 아니라 아직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성인에게도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A형 간염 발생의 82%를 차지하는 20~30대에 대한 예방 접종이 시급하다. 특히 중국이나 동남아지역 해외여행시 A형 간염 예방 접종은 필수적이다. 위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자주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A형 간염 예방 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 
 
도움말=권병표 조은금강병원 내과 과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