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아이쿱생협 등 18일 미세먼지 강의
전홍표 연구위원 "미세먼지는 발암물질"
경남 측정소 부족해 지역 통틀어 단일경보



교육희망 김해학부모회, 김해아이쿱생협,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삼계동 김해아이쿱생협 교육장에서 '미세먼지,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열었다. 김해 지역 시민, 학부모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도교육연구정보원 전홍표 정책연구위원이 강사로 나서 강의를 진행했다.
 
전 정책연구위원은 "봄철 심각했던 미세먼지가 이제 조금 줄었다고 한다. 여름철에 높아지는 오존은 대기오염물질이 자외선과 반응을 하며 생성된 것이다. 이 역시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았다. 미세먼지는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 경남도교육연구정보원 전홍표 정책연구위원이 18일 삼계동 김해아이쿱생협 강연장에서 미세먼지 특강을 하고 있다.

그는 "EPI(미국 예일대와 컬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다고 한다. 그러나 공기오염을 대수롭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전 정책연구위원은 특히 머리카락 20~30분의 1 크기인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초미세먼지가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어본 결과,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간 미세먼지는 간, 방광, 혈관 등 인체 곳곳까지 퍼져나갔다. 미세먼지가 인체 내에서 안구질환, 뇌혈관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 초미세먼지는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EP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기질 수준은 전세계 180개국 중 173위다. 178위는 인도, 179위는 중국, 180위는 방글라데시다. 선진국, 강국으로 성장했다고 하는 우리나라의 대기질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전 정책연구위원은 중국발 스모그, 화력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 등 우리나라의 대기질 오염에 영향을 주는 원인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확한 분석을 통해 오염 대책을 내고 외교적으로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체뿐 아니라 경남, 김해의 미세먼지측정소 설치 상황도 설명했다. 전국의 미세먼지측정소 현황을 살펴보면, 경남과 경기도는 비슷한 면적이면서도 측정소 수에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4개 권역으로 나눠 경보를 내리지만 경남은 단일 경보를 내린다고 한다. 진주, 김해에서 미세먼지 경보 기준치가 안 되더라도 양산에서 기준치를 넘으면 양산에 경보·주의보를 내려야 하지만 평균치를 내서 단일 경보를 내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또 김해에는 초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곳이 장유 한 곳밖에 없다고 한다.
 
전 정책연구위원은 "아이들은 폐는 작지만 호흡량은 어른보다 많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아이들이 야외활동을 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 경남도교육청은 미세먼지 선도학교 56개 학교에 미세먼지 측정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가 끝난 뒤 질문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가 "미세먼지가 사라지느냐"라고 묻자 전 정책연구위원은 "먼지여서 땅으로 가라앉고 자연적으로 정화된다. 그러나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김령아(48·삼계동) 씨는 "우리나라 대기질이 173위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소형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허영희(42·구산동) 씨는 "미세먼지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앞으로 더 신경쓰고 아이가 밖에 나갈 때도 단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에서 미세먼지 측정기 예산이 삭감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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