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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교향악단 창단, 찬반 왜 엇갈리나
수정 : 2017년 08월 09일 (10:50:25) | 게재 : 2017년 07월 26일 09:22:52 | 호수 : 333호 9면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찬성 “시세 보면 서둘러 만들어야”
반대 “기존 예술단 처우개선 우선”
시 “필요성 들어본 바 전혀 없다”



김해시는 현재 '김해시립 예술단'이라는 이름으로 합창단과 가야금연주단, 청소년교향악단, 소년소녀합창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흔히 지역의 문화인프라를 평가할 땐 시립 예술단의 면면을 들여다봅니다. 53만 인구를 자랑하는 중소도시 김해에는 아직 성인 연주자로 구성된 시립교향악단이 없습니다. 일부 음악인들은 시향이 당장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다른 음악인들은 급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왜 이런 이견이 생기는 건지 그 속사정을 들여다봅니다.
 
시는 2005년 6월 김해시청소년교향악단을 먼저 창단했습니다. 시립교향악단 운영비는 연간 10억 원이 넘어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당시 지역 음악인들은 "인구에 비해 시립교향악단이 없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청소년악단이 먼저 생기는 것은 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반발했습니다.
 
시도 원래는 시립교향악단 창단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2006년 '김해시립예술단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하면서 시립교향악단 구성·정원 규정을 명시했고, 이에 맞춰 신설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향악단 창단에 따른 내부 이권 다툼이 심해지자 무산됐다고 합니다.
 

   
▲ 김해에 시립교향악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 음악인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김해시립청소년교향악단 연주 장면. 김해뉴스DB


지역 원로음악인 A 씨는 "교향악단을 창단하려는 시도는 수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내부 주도권을 잡기 위한 권력다툼으로 번번이 실패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는 "김해와 인구가 비슷한 포항시(52만 명)는 시립 교향악단과 합창단, 연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 7만 명인 경기도 과천시는 문화예술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시립교향악단을 만들어 투자하고 있다. 단순히 공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문화를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지역 문화행사에 제일 필요한 게 교향악단이다. 김해에 오케스트라 자원은 풍부하니 이들을 활용하면 청년일자리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이다. 시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000년 8월 창단한 전문실내악단인 김해신포니에타 이효상 지휘자의 생각도 같습니다. 이 지휘자는 "지역 음악인들이 모이면 항상 '시립교향악단이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장유에만 오케스트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30여 명이 넘는다. 김해에는 기회조차 없으니 연주자들은 창원이나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아쉬워합니다. 그는 "시립교향악단이 있으면 이들을 활용해 제작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실내악단 관계자 이 모 씨는 "다른 시·도에 비해 예술단이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시민들이 인근 도시에 비해 문화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클래식문화 활성화를 위해 교향악단을 창단했지만 자체적으로 예산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공연을 자주 열진 못한다. 빈자리를 시립예술단이 메워야 하는데 정기연주와 기획연주, 찾아가는 공연 횟수가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시립예술단 조례에 따르면 합창단과 가야금연주단은 연 2회 정기공연을 열어야 합니다. 청소년교향악단과 소년소녀합창단은 연 1회 이상입니다. 상시 공연은 단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개최됩니다.
 
일부 음악인들은 창단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처우가 열악한 시립예술단 단원들부터 챙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 시립예술단 관계자는 "김해의 경우 가야금단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6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립합창단의 경우 비상근직으로 주 2회 출근에 매회 2시간 30분 연습하고 있다. 단원들은 100만원 남짓한 월급에 4대 보험 가입도 안 돼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처우 개선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교향악단을 만든 후 비상근직으로 유지해도 시립합창단의 1.5배가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 현재 상황에 교향악단을 만든다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시립예술단의 체제를 튼튼히 정비한 다음에 교향악단을 만들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해시의회 김동순(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1일 시의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예산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김 의원은 "시의 규모와 위상에 걸맞게 시립교향악단을 진작 만들어야 하지만 시립합창단보다 1.5배의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당장 교향악단을 창단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시립교향악단 창단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창단 필요성을 들어본 바가 전혀 없다. 우선 시립합창단 단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연습시간을 늘리는 등 근무방법을 다루는 조례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젊은 음악인들은 시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인제대 음악학과 졸업생들이 '하우윈드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사했습니다. 김해신포니에타는 시향을 대신해 성인 교향악단으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시립교향악단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꾸준히 들려오고 있습니다. 독자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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