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모퉁이 ‘작은 물놀이장’ 개설
아침, 점심 등 틈나면 어린이 몰려
“진짜 재미있다” 한마디 기분 최고



아이들의 물장구 소리와 함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진영대흥초(교장 김해진)의 '작은 물놀이장'입니다. 학교 안에 마련된 공간에서 직접 가져온 수영복을 갈아입고, 손에는 튜브나 공을 들고 물놀이장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즐거워 보입니다. 이미 탈의를 마치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은 서로에게 물도 튀기고 장난도 부려가며 더위를 잊은 듯 합니다.

초등학교에 무슨 물놀이장이냐구요? 진영대흥초는 지난해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 작은 물놀이장을 만들었습니다. 학교 근처에 수영장이나 문화센터가 없어 물놀이를 즐기기 어려운 탓에 한창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날씨가 덥다고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만 머무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김해진 교장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생겼습니다. 사설 수영장이나 워터파크에 비하면 그저 작은 풀에 물을 채운 '미니 수영장'이지만, 개장부터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방학 동안 물놀이장을 개장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일찍 찾아온 폭염에 방학을 하기도 전인 지난 17일 물놀이장을 열었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아침 자율시간, 점심시간, 방과후 등 시간이 날 때마다 물놀이장으로 직행합니다.

사실 아무리 작다고 해도 명색이 물놀이장이다 보니 설치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다치면 어떻게 하나요?", "물이 깨끗하지 않아 아이들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죠?"

 

▲ 진영대흥초 어린이들이 물놀이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물놀이장 설치 후 위험 요소는 없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미리 현장 점검을 받았습니다. 행여 학생들이 미끄러질까봐 바닥도 정비했다고 합니다. 안전지도사를 통해 사전 교육을 받은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담임교사가 물놀이 안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놀이장을 유지하기 위해 주말마다 물을 전부 버리고 새로운 물을 받고, 매일 담당을 정해 물놀이장을 소독하고 청소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학생들이 물놀이에 사용할 수 있는 물총 50여 개와 수건도 구입했습니다. 꼭 물놀이장이 아니더라도 넓은 운동장에서 뛰놀며 물놀이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지요. 물총이 생기면서 학급별 물총 대항전이 펼쳐지기도 한답니다.

진영대흥초는 앞으로도 이런 이색 교육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책만 들여다보는 교육이 아니라 교구를 이용해 수학놀이도 하고, 운동장에서 비석치기나 윷놀이도 하는 교육 말입니다. 여름에만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과 달리, 사시사철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사철놀이터가 이러한 교육의 장이 됩니다. 수학놀이터와 윷놀이, 비석치기, 8자놀이, 달팽이놀이 등 다양한 놀이 교구가 진영대흥초의 사철놀이터에 구비돼 있습니다.

물놀이장은 물론 사철놀이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신경쓸 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진짜 재미있어요"라는 학생들의 짧지만 즐거운 한 마디가 교사들에게 '피로회복제'라고 합니다. '굳이 왜 그렇게 고생하냐'는 주변의 반응에도 험한 길을 걸어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김해진 교장은 학생들을 위한 재밋거리를 찾는다고 합니다.

"어른인 저도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해야 많이 배우고 무언가를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순간, 저는 아이들이 또 하나 무언가를 배우고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들을 위한 또 다른 재밋거리를 찾는 거고요. 내일도 첨벙거리며 재미있어 할 아이들의 소리가 귓가에 선하게 들려옵니다. 이번 여름도 아이들이 많이 즐거워했으면, 그리고 그렇게 또 한 뼘 더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김해뉴스

손유정·임지혜 인제대 학생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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