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 밧줄 추락사고로 숨진 오남매 가장의 부인이 보낸 편지. 사진제공=양산시민신문.

 
  보내준 성금, 선물, 편지 큰 힘 돼
“‘독수리오남매’ 바르게 키울 것”



지난주 양산시민신문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보내는 이'에 적힌 이름은 '양산 근로자 추락사 유가족'.

지난달 '시끄럽다'는 이유로 생명을 지탱하는 밧줄을 끊어 5남매 가장을 잃게 만든 충격적인 사건의 희생자 가족이다. 이들이 본지 지면을 빌려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미망인 권 모 씨는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너무나 많은 분들의 위로 말과 베품이 커서 이렇게 글로 먼저 인사 드린다"고 전했다.

권 씨는 "남편에게서 전화가 올 것 같아 전화기를 뚫어져라 쳐다보지만 울리지 않는 벨이 야속하다. 저녁이면 '아빠 왔다~'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며 "하지만 도움을 주신 수많은 고마운 분들 덕분에 희망을 잃지 않고 아이들과 잘 지내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권 씨는 "지난 한 달 동안 양산에서 보내 준 따뜻한 마음들이 너무나 고맙다. 단지 양산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부산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아낌없이 보내줬다.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에서 시작한 범시민 모금 운동부터 경찰서, 시청, 사회단체, 기업, 개인 등이 모은 성금에다 용기 잃지 말라고 보내준 선물과 편지까지…. 더욱이 희망웅상 부설 이주민센터 회원들이 보내준 성금은 받기조차 송구스럽고 죄송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게다가 성금이 적다며 오히려 죄송하다는 쪽지를 적어 보낸 분들이 계셨는데, 저희에게 일확천금보다 값진 선물을 주셨다고 꼭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권 씨는 '독수리오남매 엄마'로 남편이 있을 때보다 두 배로 더 강해지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녀는 "지금은 남편 빈자리가 너무 커서 어떻게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지만, 그래도 힘을 내 용기를 내서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무엇보다 독수리오남매를 모나지 않고 예의 바르고 밝은 아이들로 잘 키워서 여러분들처럼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바르게 인도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몇 년이 지나고 마음이 추슬러지면 독수리오남매와 함께 다시 한 번 더 감사 인사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양산시민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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