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교육지원청이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을 재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이전 예정지인 진영리 1706번지 전경.


시교육지원청, 설문조사 다시 실시
학부모 동의율 65% 이상이면 가능
구시가 측 "지역 불균형 우려" 반발




김해교육지원청(교육장 신용진)이 학교시설 노후화, 학급 과밀화에 시달리는 진영 지역 중학교 문제 해결을 위해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 이전을 재추진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진영 구도시 학부모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최종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해교육지원청은 24일 "지난 3월 1일 경남도교육청의 '2017년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 계획' 기준이 변경됐다. 학부모 65% 이상 동의를 받으면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당시 기준에 맞는 학부모 동의 75% 이상을 얻지 못해 통·폐합을 추진하지 못했다.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재추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진영 지역 아파트 입주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학생 수도 늘자 학생 추가 수용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을 추진해 왔다. 진영여중은 1987년, 한얼중은 1985년 개교한 탓에 건물이 낡아 두 학교 모두 수평 증축은 불가능하다는 게 김해교육지원청의 판단이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 진영지역 초·중학교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 및 이전 위치'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학교 통·폐합, 이전을 위해서는 각각 75%, 65% 이상의 학부모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찬성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경남도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 추진 계획 기준이 바뀐 뒤 김해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7일~지난 7일 한얼중, 대흥초, 금병초, 금산초, 중앙초, 대창초, 진영중, 진영여중 등 진영 지역 초·중학교를 방문해 학교별 학부모 의견을 수렴했다.
 
김해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 관계자는 "두 학교를 통·폐합, 이전해 2020년 개교하려면 내년에 예산을 반영해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오는 9월까지 설문조사를 다시 실시해 학부모 동의 를 받아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김해교육지원청이 학부모들에게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을 설명하는 게 부족했다. 학교별로 학부모들을 만나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 이전 재추진 배경, 적정규모 학교 육성 효과, 이전 재배치 방안 등을 설명했다. 학교별 학부모 의견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통·폐합, 이전이 결정될 경우 새 학교는 진영리 1706에 총 36학급 규모로 설립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도 구시가지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학교 이전에 따른 구도시와 신도시 간의 지역 불균형, 학생들의 통학 불편 등을 주장하며 통·폐합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 A(44·여) 씨는 "진영여중-한얼중을 통·폐합해 신도시로 옮긴다. 이렇게 되면 구도시에는 중학교가 하나도 없게 된다. 인근의 학원, 문방구 등 지역 상권이 다 죽는다. 김해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만 설득할 게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설명회 등을 열어야 한다. 통·폐합, 이전은 진영 구도시와 신도시 간의 지역 불균형을 더 심하게 만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학부모 B(36·여) 씨는 "학교 위치와 학군을 보고 구도시의 새 아파트에 최근 입주했다. 입주하고 나니 중학교를 통·폐합해서 이전한다고 하더라. 학교를 옮기면 구도시의 학생들이 신도시까지 15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 통학해야 한다. 구도시와 신도시 간에는 대중교통도 제대로 없다. 결국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스쿨버스를 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C(38·여) 씨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통·폐합 후 신도시로 이전한다는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구도시 학부모 수가 신도시 학부모 수보다 적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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