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양돈, 예산 1900억 들여 내삼리 3만 평에 건립
지난주 벌목 등 기초공사 시작…2019년 완공 예정
주촌면 번영회·청년회 등 2일 집회 열고 강력히 반발



부경양돈농협(조합장 이재식)이 도축장 통·폐합과 현대화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축산물종합유통센터(가칭) 건립사업을 본격화하자 주촌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주촌면번영회, 청년회 등으로 구성된 '부경양돈 도축장 반대대책위원회(회장 손영상)' 소속 주촌면 주민 200여 명은 2일 부원동 부경양돈조합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부경축산 공판장 인근에 도축장을 갖춘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세우면 혐오시설을 확장하는 게 된다며 증축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 주촌면 주민들이 2일 부경양돈농협 앞에서 축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부경양돈농협은 도축장 통·폐합 사업의 하나로 기존 어방동 김해축산물공판장을 폐지하고, 예산 1900억 원을 들여 주촌면 내삼리 1295 부경축산물공판장 인근에 부지 3만 평, 연건축면적 2만 평의 축산물종합유통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새 유통센터는 도축장, 육가공장, 부산물처리시설, 랜더링공장(유지공장), 혈액·분뇨 자원화시설, 폐수처리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하루 소 700두, 돼지 4500두를 가공처리하게 된다.

부경양돈농협 측은 지난주부터 축산물종합유통센터 예정지에서 벌목 등 기초공사 일부를 시작했다.
완공 예정은 2019년 6월이다.

지역주민들은 부경양돈농협이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대형 유통센터 건립을 몰아부치고 있다며 반발했다. 주촌면번영회 손영상 회장은 "어방동 도축장을 주촌으로 이전 증축하는 처사는 주촌면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첨단시설 운운하면서 주민공청회 한 번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주촌면민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주촌면청년회 김태수 부회장은 "이달 중 착공한다는 사실을 최근 알았다. 주민들의 입장은 배제한 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열지 않고 서류 열람만으로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진행했다. 기존 부경축산물공판장도 혐오시설인데 두 배로 도축장을 확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 주촌면 주민들이 2일 축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에반대하며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박병영(자유한국당) 경남도의원은 "도축장 증축에 반대하는 주민의 입장을 지지한다. 끝까지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부경양돈농협에 반대 의견서를 전달한 집회 참가자들은 시청까지 1㎞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부경양돈농협 본점을 출발한 뒤 부원동 사거리, 호계로 사거리 등을 거쳐 시청 앞 광장까지 걸어갔다.

반대대책위는 이번 주 중 집중집회를 열어 주민들의 생각을 알리고, 여의치 않을 겨우 이번 달 중순에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경양돈농협 관계자는 "새 센터의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많이 늘어나 지난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조합원 의견을 모으는 등 내부조율 과정을 거쳤다. 이 때문에 5개월 가량 착공이 늦어지는 바람에 주민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앞으로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촌면에 다른 시설들이 많이 들어섰기 때문에 축산물종합유통센터 설립에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주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원만하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주민 민원 해결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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