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음악치료연구소' 임유미 소장이 음악치료에 사용되는 악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음악치료를 통해 김해시민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어요."
 
모든 병은 마음의 고통에서부터 온다고 했던가? 지난 달 23일 김해에서 최초로 음악을 이용해 마음의 고통을 치료해 주는 음악치료연구소가 내동에 들어섰다. 이 곳 '인제음악치료연구소'의 소장은 20대의 젊은 여성 임유미(27) 씨다. 그는 인제대학교 음악치료전공 2기 석사졸업생으로 노인요양병원과 어린이집 등을 수차례 방문해 음악치료를 전파하고 그 효과를 몸소 체험한 인물이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누구보다 음악치료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인제음악치료연구소' 임유미(27) 소장을 지난 12일 만나보았다.
 
7살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하며 학부생 시절까지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던 그는 대학 4학년 때 졸업연주를 준비하며 음악치료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졸업연주를 위해 몇 날 며칠 연습을 하던 중 연주가로서의 삶은 외롭고 고독하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어요. 대중에게 훌륭한 연주를 통해 감동을 선사하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 당시 저처럼 마음의 고통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대학원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하게 됐죠."
 
그는 음악치료사의 꿈을 위해 영어부터 공부해야 했다. 국내엔 음악치료에 대한 번역서가 부족해 영어 원문으로 된 책을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과감하게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아직 우리나라는 음악치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고 번역서도 드물어서 공부하기 힘들었죠. 더불어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임상학, 병리학, 심리학까지 공부해야 했어요."
 
그는 음악치료 실무에 뛰어들면서 놀라운 경험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자폐증을 겪는 아이였는데 엄마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고 엄마의 말에 집중조차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엄마에 대한 노래를 들려주면서 애틋한 감정을 심어주었더니 아이가 엄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노래를 하고 엄마 말도 듣기 시작했어요. 아이의 엄마도 저도 감동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일반적으로 환자는 의사가 처방하는 지시에 따라야 하고 약물을 처방받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치료는 이와 다르게 환자에게 치료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음악치료 방법을 설명했다. "환자와 치료사는 서로 음악을 통해 소통을 시도해요. 여기서 병을 치료하는 사람은 환자 본인이죠. 환자가 건반을 치고 북을 두드리고 노래를 하는 등 마음껏 가슴속 응어리를 표출해 내면 치료사는 그 감정을 이해하고 환자와 함께 연주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조절해주는 방식이죠."
 
그는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감정에 자신도 모르게 동요될 때가 가장 힘들지만 음악을 통해 환자와 함께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고 함께 정신적인 활력을 얻어갈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지난 달 말에 개소한 음악치료연구소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치료를 마치고 떠나는 사람마다 기쁨과 감동 그리고 만족을 표시한다고 한다. 음악치료의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더불어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예약문의가 늘어나고 있었다.
 
지적장애, 자폐증을 앓고 있는 특수아동이나 우울증이나 치매, 뇌졸중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음악치료를 위해 이곳을 찾지만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이나 지능개발과 창의력 향상이 필요한 아동에게도 음악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임 소장은 "매주 수요일 오전에 무료 워크숍을 개최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음악치료를 체험해 봤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음악치료에 대한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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