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암 독자위원(수남중 교감)

매주 적당한 부피감의 <김해뉴스>를 받아들면 무엇보다 동네 사랑방에 앉은 느낌이어서 좋다. 다소 어둑한 밝기의 전등 아래서 도란도란 나누는 동네의 여러 이야기들. 갑돌이네 소가 송아지를 낳았다든가, 갑순이가 쑥 캐러 개울을 건너는데 그 발목이 참 희더라는 시시껄렁한 뒷담화들.

<김해뉴스>는 말그대로 '신문'이 아니라서 특별하다. 물론 형태와 발간모습은 '주간신문'이다. 하지만 면의 체제와 내용은 정의니 진실, 혹은 직필 등의 단어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더 정이 간다. 바로 우리 이웃의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고, 우리 김해의 과거와 미래가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신문의 1면은 정치 경제 등 하늘도 깜짝 놀랄만한 사건, 혹은 단독보도로 그 신문사만의 비밀병기를 자극적 제목과 함께 진열하지만 <김해뉴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말만 한다. 이것이 주간신문 혹은 지역신문의 매력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문은 존재하고 우리 김해에는 그보다 더 느린 주간 형태의 <김해뉴스>가 해를 거듭할수록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사이트는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돼 다양한 독자들에게 개별화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기억나는 것은 '초록감옥에 갇힌 동화작가' 조무호 씨의 이야기다. 발로 뛰지 않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동네 구석진 곳의 사람 사는 이야기다. 그가 원래 김해 출신이 아니면서도 난개발로 얼룩진 진례에 들어와 산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옆동네 밀양의 소식을 전하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이웃을 잘 만나야 된다는 말은 우리 선조들이 수천 년 살면서 얻은 지혜다. 옆집 밀양이 잘 되어야 우리 김해가 적어도 피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뉴스에서는, 물론 경남면이기도 했지만, 밀양의 첨단과학도시 사업을 멋진 조감도와 함께 알려 주었다. 옆집이 공해사업으로 찌들지 않으니 우선 다행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지나치다 싶은 정도로 알뜰히 기사를 내었구나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반전이 있었다. 남태우칼럼에서 '절대 김해를 닮지 말라'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흔히 경기도를 빼면 중소기업 수가 제일 많은 곳이 김해라 한다. 그리고 대다수는 부산에서 밀려난 소위 '반환경친화적 공장'이라 하는데, 확인은 물론 하지 못했다. 김해 외곽으로 조금만 나가도 난립된 패널공장만큼은 쉽게 확인이 된다. 악취가 나는 곳도 많다. 돈사에서 나는 냄새와는 또 다른 울컥거림의 역한 냄새.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절대 김해는 닮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밀양에 대한 한마디. 우리 김해가 어찌 되어야 하는가를 명백히 제시해 줌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바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제주도의 기획특집도 마찬가지다. 제주의 박물관 정보 제공도 나름 가치가 있겠지만 이것은 곧 우리 김해사람들의 테마박물관에 대한 가치관 정립이다. 가야문화복원이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가장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적어도 우리 김해사람들은 찬성하는 편이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것에 대한 바로미터가 제주도의 기존 박물관 형태가 될 것이다. 김해인이라면 의식을 하든 안하든 앞으로의 우리 동네 테마박물관에 최소한 양식은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흔히 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한다. 내 마을을 모르고서야 어찌 세상을 말할 수 있을까. 김해는 신흥도시이면서 가야역사의 보고이다. 경북에 경주가 있다면 경남에는 김해가 있다. 도시가 커지면서 타지인이 김해에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우리 김해에 대한 시시콜콜한 뉴스가 필요하다. 아는 만큼 볼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의 온갖 얘기들이 만들어지고 나눠지는 동네 사랑방, <김해뉴스>가 하고 있는 역할이다. 사랑방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정겹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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