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는 지난 6월을 기준으로 총 35곳의 '착한가격업소'를 지정했다. 착한가격업소는 다른 업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해 주변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가게를 말한다. 김해의 착한가격업소는 음식업 29곳, 세탁소 2곳, 이미용업 3곳, 목욕업 1곳이다. 착한가격업소 전체 지도와 업소 6곳을 소개한다.
 

▲ 지도 제작=김안나 디자이너 kan@




■ 정가대박집
인제대 인근에 있는 '정가대박집'은 색다른 방법으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부산에 체인점까지 냈다. 정가대박집의 경쟁력은 고급 브랜드의 생삼겹살을 쓰면서 '착한 가격'을 유지하는 데 있다. 가격은 1인분에 5000원이다. 정가대박집 임현택(51) 사장은 "비싼 가격을 내세우면 손님을 모으지 못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싼 가격에 많은 손님을 받는 게 실질적으로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착한 가격 뒤에는 임 사장의 착한 마음도 녹아 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 서민들이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달 한 번씩 노인복지회관이나 아동센터에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도 하고 있다.

■ 내삼반점
'자장면 2900원.' 편의점에서 대충 끼니를 해결한다고 해도 넉넉하지 않은 돈으로 자장면을 파는 곳이 있다. 바로 삼방동에 위치한 '내삼반점'이다. 3000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가게가 유지될까. 박건섭(49) 사장은 의외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식당들을 보면 맛은 별로인데 가격만 비싸다. 서민들이 싼 가격에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진심이 통했는지 내삼반점은 가게를 개업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단골 고객이 두텁다.
물론 착한 가격으로 장사를 하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자장면 값을 줄이는 대신 인건비를 줄이느라 박 사장이 바쁠 수밖에 없다. 박 사장은 "손님들이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칭찬까지 해주면 힘들다는 생각은 사라진다"며 웃음을 지었다.

■ 아시아문화센터 티모르
봉황동 김해YMCA회관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아시아문화센터 티모르'는 집밥(점심뷔페)으로 유명한 다문화카페다. 카페의 성격에 맞게 직원 역시 다문화이주여성을 채용하고 있다. 가격은 집밥(점심뷔페) 4500원, 아메리카노 2500원이다.
티모르를 운영하는 유기태(42) 본부장은 "티모르는 다문화이주여성을 고용해 취업 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수익으로 모두 함께 일하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수익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 이들이 도움을 받고 감사를 전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저녁 시간에는 공간을 빌려주기도 있다.

■ 가야밀면
지내동 안동공단 근처에 있는 '가야밀면'은 밀면, 비빔밀면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맛도 뛰어나 입소문이 난 곳이다. 넓은 가게는 더운 여름에 안동공단 근로자들의 땀을 식혀주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가야밀면'을 7년간 운영한 김종대(60) 사장은 "손님이 부담 없는 가격에 밀면을 맛있게 먹었다고 칭찬을 해줄 때 착한가격업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가격 변동 없이 착한가격을 유지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서연멸치쌈밥
삼계동 서연멸치쌈밥은 올해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됐다. 멸치쌈밥 가격은 7000원, 다슬기탕은 6000원이다. 영양 가득한 건강식에 푸짐하고 정갈한 반찬들에 비하면 가격이 '착하다.' 사실 지난 봄 주변 식당들은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음식 값을 올렸다. 그래도 윤연미(51) 사장은 지금의 가격을 유지했다. 그는 "가게를 운영하는 데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 더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우리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 힘들기 때문에 참고 있다"며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

■ 만리장성 한일반점
삼방동의 만리장성 한일반점은 '착한 식당'으로 유명하다. 2015년 제1회 착한가격업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자장면 가격은 2500원, 짬뽕은 4000원이다. 권명주(62) 사장은 "중국음식은 서민을 위한 음식이다. 대학가이다 보니 학생들이 주고객이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팔게 됐다"고 설멍했다.
이곳은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식사 대접으로도 유명하다. 한일반점이 어려운 여건에도 더욱 힘을 내어 장사를 하는 이유는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무료 자장면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라고 한다. 권 사장은 "인건비가 부족해 직원도 못 쓰고 일이 많이 힘들 때도 있다. 그래도 더 열심히 장사를 하겠다. 어려울 때 착한 가격으로 밥 한 끼를 내어드릴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손유정·유성은·임지혜 인제대 학생인턴기자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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