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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공동체 삶’ 꿈꾸는 청춘들의 농업 세계일주
  • 수정 2017.08.16 09:40
  • 게재 2017.08.16 09:39
  • 호수 335
  • 11면
  • 부산일보 제공(report@gimhaenews.co.kr)
   
 

경상도 청년 3명 12개국 여행기
농장 일 도우며 농부 철학 배워
귀국 후 귀향·생협 등 다른 활동



자급자족 청년 농부를 꿈꾸는 공학도 유지황, 꿈을 찾고 싶다며 자취방 선배를 따라나선 경영학도 김하석, 고향마을 이장이 꿈인 경남 산청의 딸기농장 아들 권두현. 2013년 '갱상도 청년' 3명이 뭉쳤다. 팀 이름은 '비상식량'. 이들은 농사에서 미래를 찾겠다며 '우핑(WWOOFING·농장 일을 도와주고 숙식을 해결하며 농부의 철학을 배우는 활동)'으로 전 세계를 누비는 모험을 감행한다.

<파밍보이즈!>는 2013년 6월~2015년 8월 2년 동안 비상식량 팀이 12개국을 돌며 벌인 '농업 세계일주' 기록이다. 팀의 리더이자 '행님'인 유지황 씨가 대장정의 시작부터 끝까지, 땀 내음 풀풀 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글로 담았다.

거창한 포부와 달리 여정은 시작부터 위기를 맞는다. 호주행 비행기 표를 끊고 남은 돈은 단 30만 원. 반 년 정도 농장 일로 돈을 모아 본격적인 세계일주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정작 농한기라 일감을 구하지 못한다. 적금을 깨 장만한 중고차마저 일주일 만에 퍼져버린다. 한 달 만에 빈털터리 신세가 된 이들은 한국에 돌아갈 비행기 삯조차 없다는 걸 깨닫자 비로소 '생존 모드'로 돌변한다. 최저시급보다 못한 돈을 받으며 청소와 배달일로 악착같이 돈을 모아 마침내 여비 1500만 원을 마련한다.

뒤늦게 산청 강누마을의 딸기 청년 두현까지 합류하면서 마침내 시작된 세계 농업탐방. 첫 탐방지로 세계 3대 공동체 중 하나인 호주 '크리스탈 워터스'에서 맞이한 풍경은 그야말로 신세계다. 모든 물은 강과 인공댐에서 자급자족하고, 식수는 빗물을 모아 사용한다. 음식물 찌꺼기는 액체 비료(웜주스)로 만들어 모종의 영양제로 쓴다.

동남아시아로 넘어간 여정은 진화를 거듭한다. 유기농 교육에서 미래를 찾는 다양한 공동체를 만나며 팀원 모두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인도네시아 '더러닝팜'은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철학 농업 영어 등을 가르쳐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내는 단체다. 비상식량 팀은 이들에게 딸기 모종을 선물하고, 몇 달 뒤 달콤한 딸기를 맛봤다는 소식을 받는 등 따뜻한 인연을 이어간다.태국 방콕의 카오산로드에서는 거리의 청소년들을 위해 깜짝 프로젝트를 벌이기도 한다. 두현은 젬배를, 하석은 우쿨렐레 연주와 함께 노래하고, 직접 만든 엽서와 팔찌 등을 팔아 수익금 전액을 노숙인들에게 나눠준다.

위기도 찾아온다. 히말라야 등반 도중 팀원들 간 갈등이 깊어져 둘은 2015년 4월 한국으로 돌아온다. 1년 반 만의 귀국에 기다리고 있는 건 학자금 대출금과 병원비 등 수백만 원의 빚이다. 한 달 뒤 지황과 하석은 모내기를 돕기 위해 산청의 두현 가족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 2차 여행을 결심한다.

7월부터 다시 유럽으로 날아간 이들은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지에서 좀 더 구체적인 대안농업의 해답을 찾아 나선다. 이들의 여정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돼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지난달 정식 개봉했다. 영화는 유럽 탐방이 중심이다.

2년에 걸친 비상식량의 도전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두현은 고향마을에서 부모의 딸기 농장 일부를 물려받아 진짜 청년 농부가 됐다. 하석은 농부들이 소중하게 키운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겠다며, 생활협동조합 일에 뛰어들었다. 마지막으로 저자 지황은 청년 농부를 위한 집짓기 프로젝트인 '코부기(협력+거북이)'를 1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코부기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에너지 자립형 목조 주택이다. 6평짜리 작은 규모에 이동까지 가능하다. 농사짓던 땅에서 쫓겨나더라도 집을 잃지 않고 옮겨 다닐 수 있는 방식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조금씩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 관심은 흙과 땀, 농사를 통해 상생하는 공동체의 삶이다. '더러닝팜'에서 만난 프루완토는 말한다. "20~30년 뒤에는 농부가 그 어떤 직업보다 중요해질 거야.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농부의 수가 줄면 줄수록 우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이 되는 거야. 내가 농부라는 게 자랑스러워!"

부산일보 제공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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