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전설 등 토대 단편들 묶어
박경용 김해문협 고문 책 펴내

옛 가야에는 해마다 여름 칡꽃이 필 때면 여인들이 머리에 칡꽃을 꽂고 술·떡·차를 차려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다. 신라와 고구려 연합군과의 전쟁에 끌려간 도공 바우쇠와의 정혼 언약을 끝까지 지키며 기다리고, 불구가 되어 돌아온 바우쇠를 도와 우수한 도예작품을 만들며 살았던 설희낭자를 기리는 풍속이었다.
 
가야의 고도 김해에 살면서도 우리는 가야의 이야기들을 잘 알지 못한다. 가야역사의 한 부분으로 또 전설로 전해내려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 나왔다. 김해문협 고문 박경용 씨가 에세이집 '아, 가야'(도서출판 경남)를 펴냈다.
 
책은 '가야의 전설' '별 위를 걷다', '자만과 예술' 3부로 구성되었다. '가야의 전설'편에는 여름 칡꽃에 얽힌 이야기를 품은 '가야의 전설, 칡꽃 아씨'를 비롯해 '순장녀 송현 아씨가 쓴 편지', '무척산 흔들바위 얼굴 전설', '파사석탑' 등을 풀어냈다. 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진 연구자료들을 토대로 들려주는 짧은 이야기들이다. 가야인들의 삶과 애환 속에서 조상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별 위를 걷다'편에서는 일상과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자만과 예술'에서는 음악 문학 등 문화전반을 두루 바라보는 저자의 예술적 감성을 읽을 수 있다.
 
에세이(수필)는 주제에 따라 일상생활처럼 가벼운 주제를 다루는 경수필과, 사회적 문제를 비롯한 특정주제를 다루는 중수필로 나뉘는데 저자는 중수필을 지향한다. 그래서 짧은 글 한 편을 쓸 때도 자료를 찾고 깊이 생각한다. 진지하게 주제로 접근하는 작가의식이 느껴지는 책 '아, 가야'에는 고대 가야부터 현재의 김해, 그리고 저자의 예술적 감상이 페이지마다 묻어난다.
 
이 책을 펴낸 뒤 저자는 더 바빠졌다. 책 속 '바람의 칼'을 무용극 대본으로 각색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바람의 칼'은 가야 좌지왕 때 충신인 종정경 박원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가야 역사와 문화와 영웅의 삶이 담긴 글을 머지않아 무용으로 감상할 수 있겠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