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대 기노시카 교수팀 공동연구
대성동 고분 발굴 29점 열대 고호우라, 이모가이


김해시는 16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야시대 조개장식말갖춤새가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잡은 조개류의 껍질로 만든 것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2월 대성동고분박물관을 방문해 조개장식말갖춤새를 조사한 일본 구마모토대학교의 기노시타 나오코 교수팀과 대성동고분박물관의 공동연구로 밝혀졌다.

▲ 대성동 91호분에서 출토된 조개장식말갖춤새. 사진제공=김해시

말 장식품인 조개장식말갖춤새는 2012년 6~9월 진행된 대성동 고분군 7차 발굴조사 때 91호분에서 출토됐다.

뿐만 아니라 금동제 허리띠 장식, 사슴뿔로 만든 머리관 장식, 로만글라스 유리파편 등 4세기 중엽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도 함께 발굴됐다. 이는 금관가야가 당시 중국, 왜국 등과 교류했음을 입증한다.

조개장식말갖춤새에 사용된 조개 29점 중 9점은 오키나와 등 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이모가이'로 지난 2015년 확인이 됐지만, 나머지 20점은 올 초에 와서야 같은 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고호우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모가이와 고호우라는 한반도 해역에는 생육하지 않는 조개류다. 이모가이는 김해 예안리 고분군에서 출토되는 등 이미 발굴된 적이 있어 비교적 일찍 식별됐다. 반면 생소한 고호우라는 발굴 당시만 해도 굴 껍데기로 추정됐다.

▲ 대성동고분박물관에 전시된 말 박제품에 조개장식말갖춤새가 장식돼 있다.

기노시타 교수는 오키나와산 조개제품을 통해 오키나와와 일본, 한국, 대만 간의 교류를 연구해 온 권위자다.

그는 이모가이와 고호우라가 4세기대 왜 왕권에서 수집, 선별해 파형동기 등과 함께 가야의 왕족에게 선물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모가이와 고호우라는 밀집도가 치밀해서 갈아도 깨지지 않아 팔찌 등 사치품 재료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대성동 이외에 현재까지 국내에서 고호우라가 출토된 사례는 6세기대 전남 해남 조산고분에서 나온 조개 팔찌 1점뿐이다. 

기노시타 교수는 "당시 일본에서는 마구를 만드는 풍습이 전혀 없었다. 조개장식말갖춤새가 완제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고호우라는 일본에서 껍데기 채로 가야로 갔다. 마구풍습이 중국 연나라의 것과 비슷해 제작기술은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본다. 결론적으로 일본에서 원료를 들여와 가야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조개장식말갖춤새.

그는 또 "그 무렵 오키나와는 왜 왕국과 별개의 사회로 분리돼 있었다. 조개 채취권이 왜 왕국에 있었기 때문에 고호우라는 오키나와, 규슈, 교토, 그리고 다시 규슈를 거쳐 가야로 들어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구결과를 바라보는 김해시의 시각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조개장식말갖춤새가 완제품 상태였다면 그 경로로 이동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재료만 옮겨왔다면 상황은 다르다. 오키나와와 금관가야가 직접 교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금관가야의 유리구슬과 동남아시아의 유리구슬 성분이 비슷하고, 금관가야와 인도의 철기제작 기술 관련성이 제기되는 등 남방문화적인 요소가 확인되고 있다. 북방의 대륙문물과 남방의 해양문물이 만나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 곳이 가야"라고 밝혔다.

한편 기노시타 교수의 보고문은 올해 11월에 간행되는 대성동고분군박물관 학술총서에 수록될 예정이다. 이번 학술총서는 대성동고분군의 최신발굴성과를 토대로 작성한 논문과 보고문으로 구성된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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