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를 주최하는 ㈔맥커뮤니티 장원재 대표가 자신의 음악 인생을 소개하고 있다.



적자 불구 12년간 행사 이어와
후원 모집, 자료발간에 바쁜 나날
지역 문화·콘텐츠 개발·보급 계획

 

 

"자신이 선 곳에서 매일 내공을 길러가는 김해 출신 뮤지션들을 응원합니다."

㈔맥커뮤니티 장원재(40) 대표는 요즘 몸이 두 개라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바쁘다. 오는 9월 1~3일 <김해뉴스>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2회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내동 복합문화공간 '공간이지'에서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장 대표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주관단체들과 모여 늦은 시간까지 회의를 진행한다. 민간주도형 행사이다 보니 후원 모집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역의 뮤지션 자료를 모아 잡지를 발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행사 전까지 모두 끝내려면 몸이 두 개, 아니 세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손오공이 부러울 지경이다.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는 지역 출신 뮤지션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벌이는 축제다. 장 대표는 그런 가수들을 '연어'에 비유했다. 그는 "바다에서 잘 자란 연어가 다시 모천으로 돌아갈 때는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엄청난 체력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축제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들이 그런 연어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어려운 현실에서 치열하게 버티다 돌아온 그들이 고향의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지난 1~11회 축제는 맥커뮤니티가 단독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당연히 적자가 날 수 밖에 없었다. 지원금을 많이 받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지만 사실 적자는 고스란히 장 대표가 껴안았다. 사람들은 그러면서도 오랜 시간 행사를 이어온 이유를 묻는다.

장 대표는 "사명감 같은 게 있었다. 처음 축제를 연 2006년에는 기초지자체 중에서 음악축제가 없는 곳은 김해뿐이었었다. 지금은 김해에서 열리는 유일한 음악축제다. 12년간 민간주도형 음악축제를 이어왔다는 점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김해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에게는 수많은 직함이 따라다닌다. 맥커뮤니티, ㈜엠에이사이트, 사회적협동조합 김해문화네트워크, M.A.실용음악학원 등에서 대표를 맡고 있다. 단체·기관의 이름만 다를 뿐 하는 일은 비슷하다. 다들 융·복합문화콘텐츠를 제작·교육·보급하는 일을 한다. 그는 특히 지역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그를 찾았을 때도 경남 산청에서 열린 '2017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여하고 막 김해에 도착한 상태였다. 지칠 만도 한데 그는 "일 때문에 힘든 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장 대표는 중학교 때 김해로 왔다. 그 무렵 기타 연주에 빠지면서 음악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며 조금씩 '의미'와 '가치'에 무게를 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김해아리랑', '신구지가', '쌍벽루', '서신' 등 김해의 노래도 만들었다. 그 바탕에는 김해를 사랑하는 장 대표의 마음이 깔려 있다. 그는 "지인들이 우스개 소리삼아 '김해 장원재'라고 부른다. '김해'가 호가 됐다. 김해가 좋다. 숨겨진 보석 같은, 가능성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지역민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지난 6월 재즈 기타리스트 피터 번스타인이 공간이지를 찾았다. 그는 "장유의 한 지인이 피터 번스타인의 공연을 보고 싶다며 내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남겼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공연을 유치하기 쉽지 않았다. 다행히 잘 해결돼 공연을 보여줄 수 있었다. 무척 기뻤다. 수용할 수 있는 관객 수는 한계가 있어 좋은 공연을 유치하려면 비용 면에서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돈만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웃었다.

장 대표는 앞으로도 지역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김해, 창원문화네트워크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계속해서 진주, 부산, 울산에서도 문화네트워크가 구성된다. 궁극적으로는 경남문화네트워크 연합회를 만들어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문화 콘텐츠를 개발·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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