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큰 일교차가 주요 원인
증상 이어지면 중이염 등 초래
환경·약물·면역요법 치료 다양



23일은 여름이 지나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는 처서다. 초가을에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독 심해지는 질환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0~2014년 5년간 알레르기성 비염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9월 평균 진료인원은 114만 6000명으로 전월인 8월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 3월보다도 30% 이상 많은 수치다. 대개 봄에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진료인원은 가을이 더 많다. 특히 2014년 진료인원 635만 명 가운데 10세 미만 어린이가 4분의 1 가량을 차지했다.

갑을장유병원 최병권 과장은 가을철에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크게 느는 이유를 "대기 중 꽃가루 양과 관련이 있다. 초여름~초가을에는 목초 꽃가루가, 늦여름~가을에는 잡초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봄과 비교해 가을에 날리는 꽃가루의 양이 적지 않은데다 일교차가 커지는 등 환경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가을에 오히려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기후변화 등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 때문에 코 점막이 자극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경적인 유발요소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발생한다.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성 비염 병력을 갖고 있으면 자녀가 발병할 확률은 50%, 부모 모두 알레르기 비염을 갖고 있는 경우 확률은 75%를 넘는다고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리면 지속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최병권 과장은 "코가 간질간질하거나 갑자기 재채기가 날 경우, 또는 맑은 콧물이나 코막힘 등이 나타나면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여기에 몸살과 두통, 열을 동반하면 감기를 의심해야 한다. 감기는 대부분 호전되지만 비염은 한두 달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염의 주요 증상인 재채기와 콧물은 보통 아침에 일어날 때 심했다가 오후로 접어들면서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코막힘은 하루 종일 계속되기도 한다. 눈의 충혈, 눈, 코 주위의 가려움, 후각 감퇴,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최병권 과장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중 20% 가량은 사춘기나 성인 때 저절로 낫지만, 평생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이 계속되면 중이염, 비용종, 부비동염, 후각소실, 만성기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치료 방법으로는 환경요법(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다. 환경요법은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인 알레르겐(항원)을 피하는 치료법이다.  완벽히 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요법으로는 항히스타민제와 경구용·경비강 스테로이드 등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면역요법은 환자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을 약한 강도로 투여하는 방법이다. 오랜 기간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최병권 과장은 "개인마다 비염의 주된 원인인자가 다르므로 평소 영향을 주는 알레르기 요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두고 접촉을 피하는 게 예방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침구류를 청소해야 한다. 침대, 이불, 베개, 담요 등 먼지가 쉽게 끼거나 방출되는 물건은 지퍼가 달린 커버를 사용하고, 커버는 삶도록 한다. 특수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이용한 실내청소도 도움이 된다. 꽃가루 등이 많이 날리는 환절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먼지, 온도 변화, 담배연기나 매연, 화장품, 스트레스 등 알레르기성 비염 유발 요소를 회피하는 게 좋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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