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게릴라 가드닝’ 대회
도시 버려진 땅 가꾸는 활동



김해의 생활문화 가드닝 동호회 '꽃자리'가 지난 11일 농림수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모두가 도시농부 게릴라 가드닝'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게릴라 가드닝'은 버려졌거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도시의 땅에 꽃, 채소 등을 심어 정원이나 텃밭으로 가꾸는 활동을 말한다. 쓰레기가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소를 깨끗이 치움으로써 땅 주인과 지역에 땅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지역을 아름답게 가꾸자는 게 이들의 활동 목적이다.
 

▲ '꽃자리' 회원들이 자신들이 꾸민 정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꽃자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게릴라 가드닝과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2015년 김해시농업기술센터의 '마스터 가드너(도시농업전문가)' 교육을 통해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장애인 사회복지시설에서 텃밭을 가꾸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진행해 오다 지난 3월 6명으로 '꽃자리'를 만들었다.

평소 게릴라 가드닝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게릴라 가드닝 공모전에 출전하기로 했다. '도심 곳곳의 버려진 생활 공간을 아름답게 꾸며줄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주제에 따라 회원들은 지역의 버려진 땅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땅 물색에만 2주 이상 걸렸다.

꽃자리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김해건설공고 맞은편 부지를 최종 선정했다. 이들은 땅 주인을 찾아 가드닝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다. 이후 실측과 가드닝 디자인 등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컴퓨터 전문가, 원예복지사, 조경업 종사자, 숲해설사, 공예가 등 회원들은 각자의 재능을 총 동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었다. 주어진 예산은 20만 원인데 가드닝에 필요한 흙을 사는 데만 5만 원이 들었다. 이들은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활용품을 주로 이용했다. 꽃은 철이 지난 라벤더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했다. 라벤더 외에 접시꽃, 메리골드, 휘트니스, 사피니아 등 꽃 200포기를 구입했다.
회원들은 지난 6일 작업을 진행했다. 폐자재에 연두색 물감을 칠하고, 땅을 고르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작업은 오후 7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하루 종일 회원 6명이 제대로 허리를 펴지도 못한 채 땀을 흘렸다. 회원 김영미(46) 씨는 "화단을 완성한 후 정말 뿌듯했다. 힘들었지만 예쁘게 꾸며진 화단을 보니 힘이 났다.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좋아했다"고 말했다. 옥정표(46) 씨는 "작은 재능이라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땅 주인이 '꽃밭이 됐으니 쓰레기를 안 버리고 물도 잘 줘야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게릴라 가드닝의 목적을 이룬 것 같아 더욱 보람찼다"고 말했다.

권영자(59) 회장은 "김해시청 앞에서 게릴라 가드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꽃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미소를 짓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우리 지역이 더 아름다운 곳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이정숙 시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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