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604명 줄어 1만 7948명
고용인원도 1만 명 미만 떨어져



조선업 불황으로 시작된 지역의 경기침체 때문에 김해의 외국인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호황을 누렸던 동상동 외국인거리에도 빈 가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김해시가 최근 발표한 '김해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김해의 외국인 수는 1만 7948명으로 지난해 6월 1만 8200명보다 252명 줄었다. 2015년 12월 1만 8552명보다는 604명 감소했다. 김해의 외국인 수가 2년 연속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해의 외국인 수는 2000년 이후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2007년 처음 1만 명을 넘어섰다. 2010년 1만 3968명, 2011년 1만 6115명, 2012년 1만 5470명, 2013년 1만 6132명, 2014명 1만 7732명, 2015년 1만 8552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김해고용센터의 외국인 고용 현황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해의 외국인 고용인원은 2015년 1월 1만 875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고용인원은 지난해 5월 1만 98명, 지난 5월 9194명으로 1년 만에 904명 줄어 1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달 13일 기준으로는 9258명이다.

▲ 동상동 외국인거리의 한 가게에 '임대' 종이가 붙어 있다.

외국인 수만 줄어든 게 아니라 외국인을 고용하는 업체 수도 줄었다. 외국인 고용사업장은 2015년 1월 2458곳이었지만 지난달에는 2156곳으로 302곳이 줄었다. 경기 불황으로 외국인을 고용하던 영세 업체가 폐업했거나 외국인 고용을 아예 중단한 것이다.

경기 침체는 외국인 고용, 외국인 수에만 영향을 주지 않고 남아 있는 외국인들의 소비도 둔화시키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동상동 외국인거리(종로갈)다. 이곳의 상인들은 1~2년 전부터 경기가 안 좋았지만 현재는 최악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빈 가게가 없던 외국인거리에는 문을 닫은 점포나 임대 종이를 단 점포가 하나둘 생기고 있다.

방글라데시 식료품가게와 식당을 운영하는 심동민(46·방글라데시) 씨는 "휴가철인데도 거리에 사람이 없다. 예전에는 주말이면 외국인 거리에 사람이 북적였다. 지금은 눈으로 보기에도 많이 줄었다. 김해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면 '버는 돈이 줄어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 종이가 붙은 점포도 4~5곳 정도 있다. 아직까지는 빈 점포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외국인 상인들은 계약이 끝나면 나가야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4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마핫 마두(42·네팔) 씨는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진 것 같다. 장사가 너무 안 되다 보니 매달 임대료 100만 원을 내기 부담스럽다. 임대료를 낮춰달라고 부탁도 해 봤지만 거절당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대폰 가게를 운영하는 박경민(37) 씨는 "지난해부터 고객이 줄었고 지금은 가장 상황이 나쁜 것 같다. 앞으로도 경기가 계속 안 좋아질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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