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좌관,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정장수(50) 씨가 김해시장 선거 출마의 뜻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4일 자유한국당 공보특보로 임명됐다. 탄핵 정국 이후 보수당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인데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김해에서 정치의 첫걸음을 내딛는 셈이다. 정 씨는 동광초, 김해중, 김해고를 나온 김해 토박이다. 부산대를 졸업한 뒤 LG전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정 특보를 만나 정치 철학과 앞으로의 행보를 들었다.

 

▲ 정장수 자유한국당 공보특보가 <김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보좌관·비서실장 14년 근무하며
 김해 폭넓게 이해·구상하는 경험
 당 어려울 때 내부 결속에 헌신
 홍준표 도정 폄하 바로잡고 싶어”





-김해시장에 출마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벌써 50세다. 사회에서 50세라면 임원급이 되지 않을 경우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50'이라는 숫자 앞에서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생각이 굳어졌다. 13년 동안 정치권에서 일하면서 국가·경남·김해를 봐 왔으니, 정치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잘하는 일은 곧 하고 싶은 일이 됐다.

사실 '내 이름'으로 정치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이전에는 없었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많이 어렵다. 그래서 오히려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홍준표 전 도지사를 보좌하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이런 노력이 폄하되는 부분에도 오기가 생겼다.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도 있다.

고향 김해가 제대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좀 변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시장 등이 정당·소신을 바꾸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김해 시민 모두가 용인한 듯이 슬그머니 넘어갈 때가 많았다. 이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싶다.



-김해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 이기기가 쉽지 않을 텐데.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한다. 두렵지 않느냐, 떨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다. 질문에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사람마다 두렵지 않은 게 있을까, 인간의 삶은 결국 두려움이라는 것이 따라 다닌다. 전쟁에 나가는 병사들은 '죽지 않고 돌아갈 수 있을까', 방금 창업한 사람들은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 두려움을 이기는 것은 절실함과 의지다. 생존·승리의 확신이 아니라, 이 일을 꼭 해내야 하는 의지다. 이길 수 있다는 100% 확신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꼭 해야 한다', '꼭 이기겠다'는 절실함이 있다. 그 마음이 나를 우뚝 서게 했다.'

김해에 '정장수'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평생 김해에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고, 그러면서 김해를 지켜보고 있었다. 김해지역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8년, 도지사 비서실장 등으로 5년 일했다. 그 동안 김해시 예산 집행의 창구 역할을 했다. 김해시의 웬만한 예산 가운데 내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었다. 김해시의 어떤 공무원보다 김해 시정 전체를 잘 볼 수 있다. 김해를 폭넓게 보고 구상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 다른 후보들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당의 지지율이 많이 낮다. 공보 특보로서도 부담이 클 것 같다.

보수 우파 진영 전체가 어렵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있었다. 국민들에게 너무 큰 실망과 상처를 줬다. 보수 우파 전체에도 타격을 줬다. 지금 정국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본다. 자유한국당은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제1야당으로 우뚝 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새로운 방향을 잡아나가는 게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당이 어려울 때가 내부 결속을 할 수 있는 기회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불쏘시개가 되겠다. 원칙과 소신에 따라, 부족하지만 당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 취임 100일을 맞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를 넘는다고 했다. 집권 초기의 지지율은 국민들의 희망이 반영된 기대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를 불안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다.



-'홍준표 사람'이라는 게 득점 요인도 되겠지만 감점 요인도 될 텐데.

홍준표 도정 4년 6개월이 폄하되는 부분은 안타깝다. 홍 대표는 도지사 시절 단 한 번도 외부인과 식사를 한 적이 없다.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다. 선출직 단체장이라면 누구나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두고 표를 더 얻기 위한 정책을 펼치지만, 홍 대표는 단 한 푼의 예산도 표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존경스러웠다.

홍준표 도정이 왜곡되기 시작한 가장 큰 원인은 무상급식이었다. 발단은 경남도교육청이 3040억 원의 급식비를 지원받고도 감사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다. 경남도는 감사를 통해 경남 무상급식의 실태와 확대 범위 등을 구상해보려 했지만 감사에서 막혔다. 예산 감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진보에서는 (홍 대표가)급식을 막는다고 호도했다.

이것은 사실 정부의 문제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소관이었던 급식을 지방자치 강화라는 이유를 내세워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했다. 그 뒤로 지방선거 때마다 봇물 터지듯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공약이 나왔다. 지금 지역별로 무상급식이 다르다. 이 같은 복지 불평등을 중앙정부가 방치하고 있다. 집권했으니 결자해지해야 한다.

홍준표 도정 동안 1조 3488억 원에 달했던 채무를 해결해 '채무 제로'를 달성했다. 국가 산단을 유치하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역대 도지사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선거 과정에서라도 잘못 평가받고 있는 것을 바로잡고 싶다.



-김해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해는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개발에 매달려 있었다. 도로를 내고, 산단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었다. 개발 중심의 시정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먼저 지역의 단절을 해결해야 한다. 구도심, 장유, 진영이라는 세 개의 축은 지리적 단절을 넘어 문화적 단절로 전락하고 있다.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지금 김해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시민들이 김해시장을 뽑을 때 당을 봐서는 안 된다. 김해에 정말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여긴다면 누가 김해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지, '정장수'는 그럴 만한 능력을 갖춘 사람인지 봐주면 좋겠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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