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는 올 초 '박물관 도시, 김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3개 부서가 6개 테마박물관을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예술과는 한글박물관(이윤재&허웅 선생 기념관)과 김해문학만화박물관, 문화재과는 시립박물관과 가야불교박물관, 김해시농업기술센터는 농업박물관과 장군차박물관 건립을 담당한다. '박물관 도시 김해 조성 TF팀'도 구성했다. 박경숙 문화예술과장이 팀장을 맡았고 각 해당부서에서 담당자, 팀장 등 10명이 참여했다. 시는 한글박물관, 김해문학만화박물관, 시립박물관만 문화체육관광부에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매년 1~2곳을 연차적으로 추가 진행할 방침이다. 한글박물관은 내년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건립 자체가 불확실한 박물관도 있어 전체 마무리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외동 나비공원에 김해출신 한글학자 한뫼 이윤재 선생의 조형물과 묘비가 세워져 있다. 김해뉴스DB



한글박물관, 나비공원에 건립키로
허웅 유족과 유품 기증 문제 협의

문학만화박물관, 진영도서관 검토
김원일 기념 반대 주민 있어 애로
‘코주부’ 작품 개인 소장도 걸림돌

시립박물관, 시사편찬 연계해 진행
가야불교·농업·장군차, 예산확보 과제


 

■ 한글박물관

▲ 세계적 한글학자인 눈뫼 허웅 선생.

한글박물관은 예산 20억 원을 투입해 외동 나비공원(외동 1261-5번지)에 약 1000㎡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시는 건축과에 건물 설계를 의뢰했다. 학예사는 이미 채용했으며, 9월부터 출근해 시설 설립, 전시 자료 수집 단계부터 함께 참여한다. 

박물관은 '이윤재&허웅 선생 기념관' 형태로 세워진다. 이윤재 선생은 김해출신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다. 조선어학회사건으로 투옥돼 광복 전 북한에 있던 형무소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 때문에 유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옛날 사진들과 선생이 참여해 발간한 국어사전 등이 기증된 상태다. 다행히 허웅 선생의 경우, 유족들이 선생의 유품을 상당수 보관하고 있어 시가 협의를 하고 있다. 한글학회에서도 유품 제공 의사를 밝혔다.


■ 김해문학만화박물관
김해문학만화박물관은 분단문학 작가인 김원일 선생과 근대 만화의 선구자 역할을 한 '코주부' 작가 김용환 선생을 재조명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두 사람이 모두 진영 출신이어서 박물관은 진영한빛도서관을 증축해서 넣거나, 별도 공간에 새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산은 1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아직 남아 있다. 먼저 부친 월북 사건과 관련해 김원일 선생을 기리는 박물관 건립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또 김용환 선생의 작품 대부분을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문화예술과 오상진 담당자는 "김원일 선생과 관련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용환 선생의 작품 수집은 자발적인 기증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지만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유품을 소장자의 소유로 하면서 전시공간을 시에서 제공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린이들이 장군차 수확체험을 하고 있다.


■ 시립박물관
김해의 근·현대사를 다룰 시립박물관은 예산 50억 원을 들여 대성동고분군박물관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세울 예정이다. 지난 7월 문체부에 사업 승인을 신청했으며, 문체부는 올 11월 중 실사를 하러 나올 예정이다. 이 사업은 김해시사편찬사업과 함께 맞물려 진행된다. 시사편찬과 관련해 이미 박사급 등 인력 3명을 채용한 상태다. 이들은 현재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대성동고분군박물관에는 학예사 5명이 있다. 유물 보존·처리시설이 추가 설치되면 이를 관리할 학예사만 충원할 방침이다. 담당부서인 문화재과는 근·현대를 지나온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녹취를 하고 인터뷰 영상도 촬영하는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 기타
가야불교박물관은 현재 건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화재과 송원영 팀장은 "가야불교의 최초유래설이 입증돼야 진행할 수 있다. 6개 박물관 중 가장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자료가 확보돼야 한다. 콘텐츠 없이 건물만 세울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농업박물관도 아직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농업기술센터 농축산과는 2019년 2월 지역발전특별회계 생활기반계정 공모사업에 지원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2018년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발주하고 설립타당성평가 등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한 후, 공립박물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를 승인받아야 한다. 그래야 공모사업 참여 대상이 된다.

▲ 김용환 화백이 그린 '코주부' 그림.

정창동 농정기획팀장은 "평가가 까다롭고 신청 지자체도 많다. 경쟁이 심하다. 현재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공모사업에 선정이 되는 게 우선이다. 사업비 17억 8000만 원을 지원받아야 한다. 자금을 확보하면 기존 작물재배시설과 연계체험을 할 수 있도록 농업기술센터에 세울 예정이다. 전시실, 수장고를 마련하고 관련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장군차박물관은 불암동 허황옥기념공원에 신축할 예정이다. 장군차박물관 역시 예산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담당부서인 농업기술과 관계자는 "약 2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농업박물관과 같은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할 생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으려면 먼저 학예사를 채용하고 운영계획을 세워야 한다. 전시물 수량 기준도 충족시켜야 한다. 어렵겠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시는 앞으로 박물관 기능을 가진 시설들을 2종 박물관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화포천습지생태관', '기후변화홍보체험관', '맑은물순환센터 홍보관', '김해목재문화체험장', '분성산생태체험관', '진영역철도박물관', '김해분청도자관', 내외동·진영·부원·삼안에 위치한 4곳의 '문화의 집'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되면 김해에는 총 19개의 박물관이 존재하게 된다.

박경숙 과장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하나씩 풀어 나가겠다. 현재는 국비, 도비 등을 유치해서 시비 투입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김해는 금관가야의 발상지다. 충분히 역사문화관광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박물관 도시, 김해' 프로젝트를 잘 진행해서 관광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끝)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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