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 고준기 센터장이 외국인근로자의 근로복지 환경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김해시 서상동에 위치한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는 밤 12시가 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곳의 고준기(54) 센터장이 외국인근로자의 근로실태를 살펴보고 관련 노동법을 찾아보는 등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와 사업자의 고충상담과 사후관리서비스를 도맡고 있는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는 고 센터장이 2009년 12월에 취임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노동관계법과 출입국관계법을 공부할 것을 지시했으며 외국인 상담원들도 매주 목요일 상담역량교육을 받게 하는 등 전문성을 키워 나가게 했다.
 
이런 노력으로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는 2010년 3만 1천 건의 외국인 방문 및 전화 상담건수를 기록했다. 2009년에 비해 30% 더 상승한 수치다. 1년 만에 전국의 외국인력지원센터 중 상담 실적이 두 번째로 높은 기관으로 성장했다. 더불어 부산, 울산, 양산, 경주의 외국인근로자까지도 이 센터에서 관할하게 됐으며 울산, 부산광역시청 국제 교류팀에서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를 방문해 센터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가기도 했다고 한다.
 
고 센터장은 "김해 인구 50만 명 중 외국인 근로자가 2만 명에 이르며 외국인들의 상담 횟수가 매달 4천 건이 넘는 상황에서 센터장뿐만 아니라 이곳에 일하는 인원들 모두 매일 숨 가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외국인근로자들의 동향을 살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들어 같은 국가의 외국인근로자들끼리 집단화 현상이 발생해 사업주와 외국인근로자가 간의 노사협의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작년 11월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15명이 한 중소기업 사업주에게 근로환경과 임금개선을 강력하게 호소해 센터가 나서 양쪽의 중재역할을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고 센터장은 우리나라가 곧 다민족 국가로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0년이면 우리나라의 인구의 10명 중 1명은 외국인 될 것이며 그에 따른 근로복지환경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바라보는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김해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많은 외국인이 상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식공간 및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밤늦게까지 거리를 서성거리고 있다"며 외국인 전용쉼터와 문화시설의 필요성을 전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대부분의 자치단체의 지원은 결혼이주민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지원은 소외되어 있다"며 외국인 지원범위에 대한 문제점도 꼬집었다.
 
그는 센터가 구축하고 있는 다문화도서관과 한글교육 및 전문성을 확보한 상담체계를 언급하며 "각 기관들이 외국인들을 위한 단기적인 이벤트를 마련하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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