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해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은 그동안 적자부담, 요금문제, 안전성 문제, 소음 등의 악재로 인해 잇따라 개통이 연기된 바 있다.
 
최근 들어 이 경전철과 관련한 논란은 김해시민에게는 큰 화두가 되어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으나 십여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당시 논란은 찬성과 반대로 첨예하게 나뉘었다. 시민들, 시민단체, 정부, 정치인들까지도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의 옳고 그름을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상황만 보면 반대했던 이들의 주장이 철저하게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그럼 그때 찬성을 했던 이들은 누구이며, 반대를 했던 이들은 누구일까? 사람들은 경전철 문제와 관련하여 보통 뭉뚱그려서 정부를 대상으로 비판을 하지만 그보다 더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사과를 해야 할 사람들은 지역의 정치인들이다. 경전철의 태생이 정치권인 만큼 1순위로 책임지고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김해의 정치인들일 것이다. 경전철사업에 찬성하며 김해시민들의 지지를 얻어 여의도에 가서 큰 소리를 내고, 시청의 큰 방에서 홀로 앉아 공무원들을 부리는 자리에 앉아 있는 그들. 그때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나?
 
경전철 찬반 논란이 한창 뜨거웠던 2004년 즈음하여 당시 김해시장이었던 S씨를 필두로 하여 '경전철 조기착공을 위한 범시민 대책위원회'를 조직하여 경전철 적극 찬성뿐만 아니라 조기착공까지 주장하며 위원장을 맡았던 이는 직전 김해시장인 K씨였다. 또한 현역 국회의원인 김해의 K씨는 경전철 착공 반대를 했던 이들을 두고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이 사업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반면 당시 김해갑 국회의원이었던 김맹곤 현 김해시장과 최철국 전 국회의원은 경전철사업에 대해 수요예측 과다산정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업타당성 재검토와 부산지하철 3호선 연장 방안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이처럼 하나의 문제를 두고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인 우리 지역 정치인들의 모습이다. 이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나? S 전 시장과 K 직전 시장은 이와 관련하여 사과의 말 한마디 없다. 또 K의원은 이후 재선에까지 성공하여 정치적 입지는 더욱 두터워진 모양새다.
 
정치인은 신중해야 하고, 결정한 일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김해지역을 대표한 김해의 일꾼들이라고 선거 때마다 목청 높이 외치고 다녔다면 그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최소한의 도리다. 하지만 이들에게 책임은커녕 어떤 석상에서나 지면으로나마 경전철과 관련하여 사과했다는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전철사업에 적극 반대했던 김맹곤 전 의원은 현재 김해시장이 되어 이들이 무책임하게 떠넘겨 놓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개통이 몇 번 연기되어 비난의 목소리까지 떠안고 있지만 최대한 안전성과 시민 편의를 고려해 신중히 개통하려는 모양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가끔 생각해 본다. 이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지만 그때 경전철이 아닌 부산-김해로 지하철이 연결되고, 장유~창원~마산~진해~진해신항~다대포로 연결되는 동남권광역교통망이 탄생했다면 현재의 경전철 재정적자 부담도 덜 수 있었을 것이고, 시민들의 편의 역시 보장되고,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 역시 기대해볼 만했을 것이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부산-김해경전철은 곧 개통될 것이다. 지금껏 사과도 없고, 책임지겠다는 말 한마디 없던 그 정치인들이 새삼스럽게 사과를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지역의 정치인으로써 국회 차원의 특별법제정으로 국비지원이라든지, 재정부담에 대한 대책을 내놓기를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정중하게 요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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