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대흥초등학교 정문 인근에 주·정차와 공회전, 불법유턴 단속지역임을 알리는 펼침막이 달려 있다.


매일 학교 앞 불법 주·정차 극성
수시로 차량 유턴 시도 사고 우려




안녕하세요. 저는 진영 대흥초 6학년 이연우(가명)라고 합니다. 우리 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 문제를 널리 알려 해결책을 찾고 싶어 이렇게 나섰습니다.

어른들도 잘 아시다시피 유치원, 초등학교 등 학교 반경 300m 이내는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이 곳에서는 자동차의 통행속도가 시속 30㎞ 이내로 제한되고, 차량의 주·정차도 금지돼 있습니다. 도로 미끄럼 방지 포장, 과속방지턱, 방호울타리, 표지판 등 각종 교통안전 시설물도 설치합니다.

우리 학교 앞에도 각종 교통안전 시설물이 설치돼 있지만, 매일 등·하교하는 저와 친구, 동생들은 너무 불안합니다. 매일 오전 8시 등교시간이 되면 학교 앞 왕복 2차로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합니다. 학생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정차하는 학원 셔틀버스와 부모들의 차량이 도로 양 옆에 불법 주정차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앞에는 김해시에서 만들어 세운 '주·정차금지' 표지판이 하나도 없습니다. 마음이 답답한 학교 선생님들이 임시방편으로 만든 주·정차금지 표지판이 고작입니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조차 없습니다. 내리막길인데도 차량 방지턱은 높지 않습니다. 과속방지 카메라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은 주·정차한 차량들, 도로를 지나는 차들을 피해 등교하고 있습니다. 주·정차 차량에 가려 내려오는 자동차를 보지 못하고 길을 건너다 놀란 경험을 한 어린이들은 한두 명이 아닙니다. 매일 아침 녹색어머니회와 배움터지킴이 회원들이 교통 지도에 나서고 있지만, 하교 시간에는 교통지도를 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지난해에는 하교 시간에 선생님들이 나서 교통지도를 하고, 어린이들이 직접 주·정차 방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일 아침마다 학교 앞에서는 주·정차 전쟁이 벌어집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학교 정문 앞은 차들이 유턴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넓습니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이 등·하교하는 시간은 물론 아무 때나 학교 앞에서 차량을 유턴합니다. 경찰관 아저씨들이 수시로 단속을 하고, 학교 앞에 '어린이보호구역은 주·정차, 공회전, 불법유턴 단속지역입니다'라고 펼침막을 걸어 놨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보행로에 '아동보호구역, CCTV작동 중'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어도 운전자에게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경남도교육청에서 어린이보호구역을 담당하는 김용만 선생님은 "정문 앞에는 차들이 유턴을 할 수 없도록 탄력봉이나 볼라드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주택가에서 학교 정문으로 가는 진영로 120번길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반사경이 설치돼 있지 않아 진영로 120번길에서 나오는 차량들은 학교 앞으로 지나가는 어린이들을 못 볼 때가 많습니다. 교문 양쪽 보행로에 설치된 방호 울타리는 고작 50m 뿐입니다. 방호울타리에는 항상 펼침막이 걸려 있어 키가 작은 1~3학년 동생들이 오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학교 선생님, 학부모 들도 불안한 등·하굣길에 불만이 많습니다. 한 선생님은 "차를 타고 오는 아이들은 안전하지만 걸어서 등·하교하는 학생들은 항상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안타까워합니다.

김용만 선생님은 "대흥초 어린이보호구역은 상당히 부실하다.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다. 학교에서는 학생 안전 확보 문제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과 도로 정비에는 학교가 아니라 김해시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언제 차가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한 등·하굣길을 걷습니다. 김해시 공무원 아저씨들이 관심을 보여 하루 빨리 웃으며 편하게 학교에 가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이 기사는 경남도교육청 학생생활과 스쿨존 담당 김용만 파견교사와 진영대흥초 관계자를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스토리텔링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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