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거대한 단백질의 조합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다. 약 20여 개의 아미노산 중에 인체가 합성할 수 있는 것을 비필수 아미노산이라 하고,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것을 필수 아미노산이라 한다.

오메가3과 같은 필수 지방산이라는 용어도 있다. 아미노산과 마찬가지로 비필수 지방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지만, 필수 지방산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주로 '동물성 식이'가 그것이다.

건강한 몸매와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단백질은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아동기, 성장기, 임산부, 노년기 등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각종 질환의 치료와 회복에도 단백질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다. 필자는 환자들과 상담하면서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한다. 당연히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육류나 해산물과 같은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호에 맞지 않아서, 냄새가 싫어서, 종교적인 이유로, 몸에 해로울 것 같아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는다. 밥이나 과일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은데 고기는 두세 번만 연달아 먹으면 질린다고 한다.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을 못 먹겠다는 사람들에게 계란이나 우유라도 꼭 먹으라고 권유해 보지만, 요즘은 살충제 계란 파동 때문에 이 말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며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농장을 꾸려가는 곳이 있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있는 폴리페이스 농장이다. 책과 방송으로 자주 소개된 농장이다. 그 곳의 농부는 풀을 기르고, 소들은 흩어져서 풀을 뜯어 먹는다. 소가 풀을 뜯은 뒤 똥을 누고 지나간 자리에 닭들이 돌아다닌다. 닭들은 소똥 속에 있는 맛있는 유충과 벌레들을 잡아먹고 산다. 닭의 배설물은 풀밭의 거름이 된다. 풀이 자라면 다시 소가 풀을 먹는다. 농부는 비료, 항생제, 살충제를 쓰지 않고도 닭, 소, 돼지 등 가축을 키우고 토마토, 딸기류 등의 열매를 재배한다. 방목을 통한 친환경으로 가축을 키우는 폴리페이스 농장에선 지난 50여 년간 불과 세 번 가축 전염병을 겪었다. 게다가 피해도 크지 않았다고 한다.

참으로 우리가 원하고 만들어 가야 할 농장의 모습이다. 햇볕이 들어오지 않는 콘크리트 축사에 소나 돼지를 빽빽하게 채우고, 초과밀 공장식 닭장에 닭을 넣어 예방주사를 놓아 키우면서 갑자기 닥칠 가축전염병에 노심초사하고 사료값 폭등 같은 각종 축산물 관련 사건사고에 울고 웃는 우리나라의 축산 환경과는 사뭇 비교가 된다.

근육에 지방이 잘 형성될수록 좋은 등급을 받는 한우 등급제도도 자연 친화적이지 않다. 지방 형성이 잘되는 한우로 품종을 개량하고 곡물 사료로 지방을 증가시키는 축산법은 초식동물인 소의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동물성 지방 섭취가 건강에 나쁘다는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다.

앞으로 동물 복지형 축산으로 가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반갑다.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양질의 단백질은 건강한 생태환경과 가축에게 합당한 건강한 먹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김해뉴스 /조병제 한의학·식품영양학 박사 부산 체담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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