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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앞 군인의 외침 "ЖМЙШ?" 기적같이 갈라진 어지러운 대기줄(12) 타지키스탄 호르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 수정 2017.09.20 11:06
  • 게재 2017.09.13 10:21
  • 호수 339
  • 13면
  • 최정환·최지훈 부자(report@gimhaenews.co.kr)
최지훈 군이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이슬람사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호르그 게스트하우스에서 삼계탕 파티
독일·일본 등 각국 여행객 즐겁게 ‘보신’

우즈벡 대사관 비자 발급 행렬 엉망진창
군인 고함친 뒤 우리 먼저 들어가 혜택

다양한 이유로 국경 넘지 못해 이리저리
배탈 나는 바람 온 몸 아파 눈물 글썽





타지키스탄 호르그에 도착해 '파미르 롯지'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이곳은 파미르 여행자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다. 자전거, 바이크, 도보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한국인 아주머니도 만났다. 혼자 유럽을 돈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타지키스탄으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여긴 날씨가 너무 더웠다. 아빠는 재래시장에 가서 생닭 3마리를 사 왔다. 삼계탕을 끓여 몸보신을 하자고 했다. 큰 솥에 닭을 넣고 2시간을 푹 고니 아주 맛있는 삼계탕이 완성됐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알게 된 독일인 아저씨와 일본인 아주머니, 일본인 형을 불러 다함께 먹었다.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말하니 다들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다음날 호르그를 떠나 타지키스탄의 수도인 두샨베로 향했다. 우즈베키스탄에 입국하려면 비자를 받아야 한다. 비자를 받으려면 현지 초청장이 있어야 한다. 미리 신청해둔 초청장이 아빠의 이메일로 도착했다. 그것을 인쇄해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으로 갔다.
 

타지키스탄 두샨베~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국경이 폐쇄돼 있다. 최지훈 군이 엄청난 양의 우즈베키스탄 화폐를 들어보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국경에서 만난 독일인 아저씨와의 기념사진(위로부터).

대사관 입구에는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서 있었다. 순서도, 줄도 없었다. 아빠는 "오늘 안에는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줄을 세우던 한 군인 아저씨가 갑자기 주위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뭐라고 외쳤다. 그러고는 우리에게 앞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영문도 모른 채 우리는 10분 만에 비자를 발급 받았다. 그 군인 아저씨는 "멀리서 온 외국인이 있으니 먼저 입장시키도록 합시다"라고 말한 게 아닐까. 어쨌든 정말 감사했다.


비자를 받고 바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로 출발했다. 아빠는 "이곳에서 유럽으로 가려면 이란을 거칠 수도 있다. 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과 이란은 비자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의 '북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을 통과해 조지아, 터키를 지나 유럽으로 갈 계획이었다. 열심히 달려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의 국경에 도착했다. 사마르칸트를 50㎞를 남겨둔 지점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국경이 폐쇄되고 빈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길은 철조망으로 막혀 있었고 주변엔 잡초만 무성했다. 하는 수 없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야 했다.


한낮의 기온은 45도까지 올랐다. 눈앞에서 뜨거운 바람이 불어왔다. 아주 큰 드라이기가 내뿜는 공기 같았다. 다시 하루를 꼬박 뒤져 국경을 찾았다. 이번엔 차, 오토바이는 통행할 수 없고 사람만 오갈 수 있는 곳이었다. 오토바이를 돌려 또 국경을 찾아 나섰다. 한참을 달려 타지키스탄 후잔트에서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로 이어지는 접경지에 닿았다.
 

타슈켄트 '서울식당' 주인과의 기념촬영.

날씨가 너무 더워서였을까. 아니면 먹었던 음식이 상했던 걸까. 배탈이 나고 말았다. 몸이 떨리도록 춥다가 또 금세 열이 펄펄 끓듯 더워지기를 반복했다. 머리와 배가 아프고 밤새 구토와 설사가 이어졌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 병원에 가려다 일단 한국에서 가져온 비상약을 먹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똑같은 음식을 먹었는데도 아빠는 괜찮았다. 한국에 있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 다행히 다음날 오후부터는 서서히 나아졌다.

우즈베키스탄에 와서는 돈을 은행에서 환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까지는 은행의 현금지급기를 통해 현지 돈을 찾았다. 러시아, 몽골 등 여러 나라를 다니며 각 나라마다 환율이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특이하게도 한 나라 안에서도 환율이 달랐다. 이곳의 화폐단위는 '숨'이다. 은행에서 환전을 하면 1달러에 4000숨을 받는데 시장에서 바꾸면 8000숨을 받을 수 있었다. 아빠는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나라에서는 1000숨이 가장 큰 화폐였다. 100달러를 숨으로 환전하려면 가방을 가져와서 담아 가야했다. 지금은 고액권이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타슈켄트에서 이틀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사마르칸트, 부하라를 지나 히바로 가기로 정했다. 누군가 그 경로로 이동하려면 50도가 넘는 고온을 견뎌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현재 기온은 45도. 더 더운 곳으로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더우면 텐트를 쳐서 야영을 할 수 없고 밥맛이 없어진다. 우리는 시원한 곳을 찾아 북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결국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호르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도.

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아쿠다(어디에서 왔냐)', '기타이(중국사람)'였다. 우리가 "유즈나야카레이(남한사람)"라고 답하면 사람들은 "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는 "옛날 '거란'을 '기타이'라고 불렀기 때문에 지금도 중국 사람을 보고 그렇게 부른다"고 알려줬다.

수도 타슈켄트 시내에 들러 아주 오래된 러시아 정교회에도 가 보았다. 이슬람과 러시아정교회가 같이 있는 나라, 이곳이 바로 우즈베키스탄이다. 김해뉴스 /최정환 최지훈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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