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늘 수업시간에 교실을 몰래 빠져나가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다 선생님한테 걸리기라도 하면 변명은 똑같았다.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 갔다 왔어요." 수업 시간은 그런 아이들 때문에 꼭 엉망이 되곤 했다. 그런데, 이런 풍경이 학창시절 추억거리로만 남아 있지 않고 어른 세계에서도 엄연히 일어나고 있다.

2011년도 예산안 종합심사가 한창인 김해시의회에서도 이런 일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김해시의 1년 예산을 배정하는 중요한 심사지만 일부 의원들은 회의장을 몰래 빠져 나가곤 한다. 모 의원은 개인 행사 참석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으며, 다른 한 의원도 심사 도중 즉흥적으로 현장을 둘러본다며 자리를 떴다.

이 뿐 아니다. 자신의 질의응답이 끝나면 자리를 비우거나 회의 도중 전화를 받는 일은 흔한 일이 됐다. 의욕적인 활동으로 일단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6대 의회에 일부 의원들이 먹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의원들의 변명도 비슷하다. 의원들의 잦은 자리 이탈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회의가 길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의원들이 화장실을 가거나 개인 사정 때문에 전화를 받으러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다.
물론 외부에서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모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들의 혈세를 받으며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만큼 심사 도중 의원들이 자주 자리를 비우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시민들을 대표해서 그 자리에 선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산안 심사는 벌써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예산안 종합심사는 지난 13일 마무리 됐고, 다음날부터 2010년도 제 2회 추가경정예산안 예비심사가 시작됐다.

김해시의회는 한동안 초선의원들이 대거 합류하고, 여야 황금 비율로 구성돼 성실하고 의욕적인 의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아왔다. 이런 김해시의회가 몇몇 튀는 의원들로 인해 엉망이 되지 않길 바란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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