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장미원 김원윤 대표가 비닐하우스에서 국산장미를 가꾸고 있다.


김원윤 대표, 농업기술상 대상
40년 간 장미 재배·품종 개량
세계적 인기종 개발 위해 노력



"제 눈엔 모든 장미가 다 예쁩니다. 세계적인 국산 품종을 많이 만드는 게 꿈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장미 개발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42년간 장미만 바라보며 살아온 진례면 담안리 '도원장미원'의 김원윤(66) 대표가 지난 4일 김해 농업인 최초로 세계농업기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세계농업기술상은 농업 발전에 공로가 큰 단체 혹은 기관을 선발해 표창하는 상이다. 김 대표는 기술개발, 수출농업, 협동영농, 기관단체 4개 분야 중 기술개발 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처음엔 제 실력이 궁금해서 각종 농업관련 경진대회에 도전했다. 상을 받는다는 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며 노력을 했다는 증거다. 이번에도 이렇게 상을 받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대표는 장미 재배를 먼저 시작한 형을 따라 장미 재배에 발을 들였다. 재배를 본업으로 삼아 농장 일에 매진하다 40여 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1975년 제대 이후 부산 대연동에서 1200평 규모로 장미 재배를 시작한 김 대표는 2005년부터는 장미 육종에 관심을 가져 '스텔라', '버블핑브', '슈가핑크', '리틀엔젤', '뉴캔디', '뉴갤럭시', '라띠' 7개 품종을 개발해 '품종보호' 등록을 했다. 올해도 새로운 장미 개발에 성공해 '리틀조이'라는 이름으로 종자원에 등록을 신청했다. 리틀조이는 약 1년간 종자원에서 DNA 분석과 시험재배를 한 뒤 심사를 거쳐 '품종보호' 등록을 하게 된다.

김 대표는 "장미는 예쁘지만 재배하기 어렵다. 씨앗을 발아시킬 때 썩지 않도록 해야 하고,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장미마다 온도를 맞춰줘야 한다. 계속 신경을 쓰면서 육종을 해야 새로운 장미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고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품종이 좋은 장미라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현재 국산장미 중 제일 좋은 장미는 '딥퍼플'이다. 2010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가시 없는 장미다. 국내 환경에서 연 7회 이상 수확할 수 있고, 수확량이 일반 품종에 비해 10% 많다. 꽃의 수명이 길고 장미잎이 투톤이어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대표는 "딥퍼플 같은 장미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세계농업기술상 대상을 수상해 받은 시상금은 육종과 농장 발전에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미가 기온에 민감한 만큼 고온에 버티는 품종을 골라 저온에서도 견디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칠 생각이다. 고온과 저온에서 동시에 잘 견디는 품종을 찾으면 대량 재배해 국산 장미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7년부터 다른 장미 농가들을 대상으로 '장미 국내육종 품종 현장평가회'를 자비로 개최했다. 그는 "국산 장미가 국내 장미 재배면적의 50%를 차지하는 게 꿈이다. 그래서 농민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며 평가회를 매년 진행해 왔다. 이젠 국산 장미가 30%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아 스스로 만족한다. 이제는 평가회를 멈추고 육종에 더 신경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서영 인제대 학생인턴기자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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