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숙 독자·삼계동

부산 사상구의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불과 3년 전 김해에서도 끔찍한 여고생 폭행살인사건이 벌어져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이번 여중생 폭행사건 이후 강릉, 서울, 세종 등에서도 10대들의 폭력피해가 연일 확인되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도록 부모 세대는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청소년의 강력범죄, 학교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강도가 심해지고 잔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들은 이전보다 잔혹한 방법으로 피해를 입히고 난 후에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 심지어 현장사진을 SNS에 올리며 자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중학생뿐 아니라 초등학생 사이에서도 수위가 높은 폭력사건이 일어난다. 아이들은 이미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처벌은 굉장히 약하다는 것과 금방 풀려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가정과 학교는 이런 아이들에게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젠 문제 해결은 가정이나 학교를 넘어 사회의 몫으로 떠올랐다. 일각에서 논의되는 소년법 개정 여론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소년법은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에게 낙인을 찍으면 영원히 범죄자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제정됐다. 청소년 범죄자들이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고 유야무야 흐지부지 종결되면서 반성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아이들의 신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부산 여중생 사건이 수시로 재현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번에는 적어도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에게는 성인 범죄자와 동일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아울러 어른들 세계의 잔혹성 혹은 강박성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 게 아닌지를 반성해야 한다. 잔혹해진 청소년만 탓하지 말고 어른들도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시기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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