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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허가제 도입해 난립 방지, 민간 아닌 공공의 영역에서 운영해야"■ '고형폐기물 연료 정책, 이대로 좋은가' 서울 토론회
  • 수정 2017.09.20 11:14
  • 게재 2017.09.13 11:04
  • 호수 339
  • 3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지난 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고형폐기물연료 정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민달기 교수
"SRF 태울 때 납 등 고농도 배출
 시설 설치 신고제, 허가제로 전환"

■조현수 과장
"제도 고쳐 환경 안정성 확보를"

■이진광 과장
"태양광, 풍력 등 보급 유도해야"




자유한국당 김기선(원주갑), 신보라(비례) 국회의원은 지난 8일 오전 10시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고형폐기물연료(SRF) 정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형폐기물연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토론회에는 고형폐기물연료 발전소 설립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는 김해 한림면 주민, 강원도 원주, 경기도 파주 등의 시민단체,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하대 환경·안전융합대학원 민달기 교수가 '고형폐기물연료 관리 제도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민 교수는 "국립환경과학원 등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시설에서 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중 '먼지', '일산화탄소', '납' 등은 다른 연료 연소시설보다 높은 농도로 배출됐다고 보고됐다. 질소산화물, 염화수소는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고형폐기물연료 제조시설 건조기에서 다이옥신이 배출됨에 따라 적정한 대기오염방지 설치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형폐기물연료 사용 방안은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천연자원 사용을 절감하고 자원순환 사회를 만드는 좋은 제도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인 책임이 필요하다"면서 고형연료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민 교수는 △완화된 설립 기준 때문에 난립하고 있는 고형폐기물연료 제조·사용시설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환경적 위해성 검증을 위해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시설을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지정하고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시설의 일산화탄소, 먼지, 다이옥신 등 배출물 환경·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미세먼지, 대기오염물질 등이 발생하는 폐기물신재생에너지 REC(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인증서) 가중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오니, 축분 등으로 고형연료 제조 정책 재검토 등을 제시했다.

이어 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 조현수 과장,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 이진광 과장, 충남도의회 김용필 의원, '법무법인 정진' 정혁진 변호사, 쓰레기발전소·보일러저지전국비대위연석회의 이준희 위원장, 파주환경운동연합 정명희 사무국장, 한국폐자원에너지협동조합 이장근 이사장 등이 토론을 진행했다.

조현수 과장은 "국내의 연간 폐기물 발생량은 약 14억 8000만t이다. 이는 재활용(85.2%), 소각(5.9%), 매립(8.7%) 등으로 처리된다. 전국 고형폐기물연료 제조시설 264곳에 유입되는 폐기물은 연간 약 2621만t"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시설 입지 문제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시설 허가제를 도입해 소규모 시설 난립을 방지해야 한다. 사용시설의 대기오염물 배출 허용기준을 강화하고, 발열량과 염소·수은 등 중금속 함유량에 따라 사용시설 품질등급제 등을 적용해야 한다. 제도 개선을 통해 환경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림면 신천리 SRF 열병합발전소 건립 예정 부지 전경.

이진광 과장은 "고형폐기물연료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IEA는 태양열·태양광·풍력·수력·해양·지열·바이오·폐기물(재생) 등을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IEA 신재생에너지 기준에 비재생·부생가스 폐기물·수소·연료전지·수열 등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형폐기물연료를 에너지화하는 과정에서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일부 배출돼 환경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고형폐기물연료에 주는 인센티브를 줄여가는 정책을 통해 태양광,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보급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필 도의원은 "충남 주민들은 내포열병합발전소 건립에 반대한다. 사업자는 발전소에서 나오는 대기물질과 미세먼지 등이 안전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에 사람과 농작물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현재 과학기술이 정한 안전기준을 믿을 수 없다. 게다가 내포열병합발전소는 거주지 근처다. 시민 건강과 어린이의 미래를 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혁진 변호사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법'을 보면 고형연료는 본질적으로 폐기물이다. '제품'으로 거래 대상이 되는데도 법에는 수입, 제조, 사용을 '신고'만 하도록 돼 있다. 신고만으로 폐기물을 소각하는 데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다. 사업자가 폐기물 처리를 탈법적으로 운영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형폐기물연료 제품을 제조, 수입, 사용할 경우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위원장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법이 2013년 개정됨에 따라 고형폐기물연료를 가로, 세로 50㎜씩으로 절단하면 고형연료로 인정하게 됐다. 고형연료 제조, 사용시설은 지자체에 신고만 해도 운영할 수 있다"면서 "폐기물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돼 심각한 환경오염이 초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형연료 제조·사용시설의 유해물질 배출 검사 기간과 시기는 1년 1회로 정해져 있다. 게다가 시설들은 대기오염물질을 직접 측정한다. 다이옥신 등 중금속 물질 검사에도 한계가 있다. 시설들은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발전소 시설용량을 9.9㎿로 축소해 설계, 시공하고 있다. 이 시설 설치로 지역 주민 간 갈등만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고형폐기물연료 시설과 관련 정책은 공공의 영역에서 운영돼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시설 설치 절차와 시설 운영 내용 등을 지역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명희 사무국장은 "김해, 여주, 충주, 파주, 춘천, 원주 등 전국 각지에서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과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파주에서 시민들이 열병합발전소 건립 반대 입장을 제출했음에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민간업체에게 발전사업 허가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주 열병합발전소 건립 논란은 2014년 등에 무산된 데 이어 세 번째 설립이 진행됐다. 일단 설치 승인이 거부되면 민간업체의 설립 재시도를 막기 위한 법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민간업체가 산자부에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하기 전 허가 신청서에 지자체 의견을 포함시키도록 법에 규정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인 발전소 발전용량을 3㎿ 이상으로 규정해 환경영향평가 대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근 이사장은 "고형폐기물연료는 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발생이 적다. 양질의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이 축소될 경우 폐기물을 단순 소각 처리해 더 큰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사용 허가를 제한하면 국내 300개 관련 업체, 6500명 종사자에게 직접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한림면 주민 A(57) 씨는 "파주의 사례를 듣고 많이 놀랐다. 현재 김해시가 열병합발전소 사업 불가 방침을 산자부에 통보했지만, 법적으로 얼마든지 재추진할 수 있다. 단순히 김해시와 시민이 반대했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B(69) 씨는 "처음에는 고형폐기물연료가 아주 좋은 신재생에너지인줄 알았다. 토론회를 보니 지역주민 간 갈등만 일으키는 아주 나쁜 발전소다. 한림면에 들어설 열병합발전소 추진 업체가 설립지역 인근 마을 이장에게 마을발전기금을 준다고 했다. 이 때문에 주민 간의 갈등만 더 심해졌다. 정부 관계자가 와서 열병합발전소 건립 때문에 지역 갈등이 얼마나 심각해졌는지 눈으로 직접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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