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려는 안동공단 내 개별공장 사이 골목길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 “1조원 들여 복합도시 건설”
부산 공장재매각업체 참여키로
아직 사업 전담 조직·인력 없어
예정지 기업 등 보상비 큰 부담



김해시가 특정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여 안동공단 투자선도지구 예정지를 도시개발사업으로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민간사업자가 1조 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되는지가 사업 성패에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1조 원 규모 도시개발사업 추진"
시는 지난 4일 김해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일 도시개발 사업 제안자와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안동공단 재개발사업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시는 "2026년까지 2단계 개발사업을 통해 '휴양, 건강, 의료, 여가휴식공원 기능을 갖춘 동부권역의 명품 복합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도시개발사업 발표로 투자선도지구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시 계획에 따르면 2026년까지 안동공단에 29만 9000㎡ 규모의 휴양, 건강, 의료, 여가휴식공원 기능을 갖춘 동부권역의 복합도시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도시개발사업구역 지정과 실시계획 인가, 각종 영향평가 등을 거쳐 1단계 사업을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1년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옛 LS네트웍스 부지와 인근 지역을 합쳐 15만 1000㎡를 1단계 구역으로 결정했다. 시는 최근 해당지역 지주인 A사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제출받아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해당지역의 토지 소유자들과 협의해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개발하면서 사업성을 확보할 방침이며, 동시에 공원을 조성해 시민 휴식처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투자선도지구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나타난 것만 해도 반가운 일이다. 도시개발사업에 소요되는 인·허가 기간이 있지만 이를 단축하기 위해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업자와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도시개발사업 예정지 내에 공원부지 1만 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간사업자 A사는 어떤 회사?
A사는 부산 사상구에 있는 공장 재매각 전문업체 D사가 옛 LS네트웍스 부지를 매입하면서 설립한 법인이다. D사는 주로 부산 사상구 삼락동, 학장동, 감전동 일대와 해운대구 금사동 등지에서 오래된 공장부지를 매입한 뒤  작은 공장 여러 동을 새로 지어 분양해온 공장 재매각 전문 건설업체다.

D사는 올해 초 언론에 'D사의 자회사가 부산 해운대의 한 쇼핑센터를 600억 원대에 인수한다'는 기사가 보도돼 관심을 끈 회사다. 쇼핑센터를 허물고 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는 게 D사의 목표였다고 한다. 부산건설업계에 따르면, D사는 최근 쇼핑센터를 재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사는 지난해 2월 LS네트웍스와 800억 원 규모의 부지 거래계약을 체결했다. D사는 한 지방은행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부지가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돼 개발이 제한되는 바람에 오래된 공장을 철거해 새 공장을 지어 분양하겠다는 최초 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지를 매입한 후 현재까지 부담한 금융비용만 50억 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한 대형개발사 관계자는 "부산에는 D사처럼 낡은 공장 지역을 매입한 뒤 작은 공장을 지어 분양하는 전문 개발사들이 더러 있다. 개발이 제한되는 바람에 당초 계획대로 공장을 짓지 못하게 되고 이자 부담이 늘자 D사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D사가 1조 원대의 사업비가 예상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D사 관계자는 "현재 안동공단 도시개발사업을 위한 사내 전담인력이나 조직은 없다. 대표가 전권을 갖고 김해시와 접촉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회사가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한 경험은 없지만 대표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경험이 많다. 개발사업의 경우 외부인력도 활용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김해시에 알아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투자자로 나선 A사가 사업을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A사가 투자의향을 밝힌 뒤 사업 추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되는 회사다. 사업 예정지 주변 부지의 소유권 확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직 시작 안 한 토지보상이 관건
시가 발표한 1단계 사업예정지 15만㎡ 가운데 이번에 투자협약을 체결한 A사가 소유한 땅은 60~7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특정재단 등의 부지이거나 개별공장들이다.

현재 개별공장 소유주들은 안동공단의 일반적인 공업용지 땅값에 이전비 등을 더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공장들 중에는 다른 지역에서 인·허가를 받기 힘든 도금, 주물 등의 업체도 있는데다 안동공단이 인력 수급, 교통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공장용지를 팔 경우 시가 나서 대체용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개발예정지에 있는 한 공장 대표는 "시가 투자선도지구 지정이 되면 곧장 개발될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결국 1년 동안 해당 지역의 개발을 묶은 결과만 남았다. 이곳 공장들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가 쉽지 않다. 시가 나서 공장을 옮겨 주지 않는다면 개별공장 소유주들은 모두 평당 1000만 원 이상을 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아직 공장 이전 이야기도 한 마디 없는데, 어떻게 내년 6월까지 인·허가를 다 끝내고 착공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