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연지 독자·서울

최근 한 식당에서 아이가 먹을 밥과 반찬을 무료로 제공해 주기를 요구한 아이 엄마의 이야기가 기사화되면서 이른바 '맘충' 논란이 불거졌다. '맘충'은 엄마를 뜻하는 맘(MOM)과 벌레를 칭하는 충이 결합한 신조어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통제하지 않거나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 엄마들을 일컫는다.

기사 댓글에는 '역시 맘충'이라는 여론이 형성되며 '젊은 엄마=맘충'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 '맘충'의 대상이 젊은 엄마인 만큼 특정 세대에 대한 가치관을 반영한다.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현대의 젊은이들은 행인에게 길을 묻는 것보다 스마트폰 검색이, 전화보다 문자로 연락하는 것이 더 편하다.

오늘날 20~30대는 대면 요구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이들이 어떻게 본인도 아닌 자신의 아이를 위한 요구가 '맘충'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을까. 그들이 자라면서 익숙해진 '서비스 공화국'에서 원인을 찾아 볼 있다. 말하지 않아도 필요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 받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대가를 지불한 '나'에 대한 서비스가 아기에게도 확장되길 바라는 것이다.

과거 "아이 주려고 하는데, 밥 조금 있나요?"하는 말을 식당에서 종종 듣곤 했다. '정'과 '인심'으로 크게 문제시 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실제 '진상 엄마'는 기사에서나 접할만큼 흔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젊은 엄마=맘충'이라는 도식이 형성되면서 엄마들은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젊은 아이 엄마를 보면 '맘충'이라는 공식에 대입해 볼게 아니라, 과한 요구로 논란이 된 아기 엄마를 어느 시대에서나 존재한 '진상 손님' 정도로 생각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종일 집안에서 아기와 분투하고, 외출해서도 눈치 봐야 하는 젊은 엄마들이 조금은 홀가분해지지 않을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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