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협의체, 21일 소각시설 증설 설명회
행사 초반부터 반발 거세 결국 파행 마무리
"도로 하나 두고 아파트 값 3천만 원 차이"



김해시가 장유소각장을 옮기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현재 가동하고 있는 소각로에 1기를 추가하는 소각장 증설 계획을 내놓자(<김해뉴스> 9월 20일자 1면 보도), 소각장 주변 주민들이 시의 일방적인 행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반발하고 나섰다.

부곡주민지원협의체는 21일 오후 7시 부곡초등학교에서 '김해시 폐기물 소각시설 현대화사업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시로부터 폐기물 소각시설 현대화사업을 설명듣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유소각장 인근인 부곡마을, 부영 7·12·13·18·19차 아파트 2400여 가구 중 주민 80여 명이 참석했다.
 

▲ 장유주민들이 21일 장유소각장 설명회에서 김해시 행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곡주민지원협의체는 폐기물소각시설의 운영 실태를 감시하고 주민지원기금 사용 방안 등을 결정하기 위해 주민대표로 구성한 조직이다.

부곡주민지원협의체가 간담회 개최 이유를 밝히며 시의 소각장 현대화사업 설명을 들을지 의견을 묻자, 주민들은 반발하기 시작했다.

부영 19차 아파트의 한 주민은 "당시(2015년) 김해시장이 2018년에 소각장을 이전한다고 했다. 그 뒤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이전 이야기는 사라지고 현대화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결국 부곡지역에 소각장을 영구히 두겠다는 것 아니냐"며 지적했다.

부영 13차 아파트 주민은 "시에서 벌써 계획을 다 세워놓고 진행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주민은 "소각장 때문에 도로 하나를 두고 아파트 가격이 3000만 원이나 차이 난다"며 반발했다. 이를 듣던 다른 주민들도 "나가기로 했으면 나가야지", "시에서 준비한 자료를 본다는 것은 결국 소각장 현대화사업을 홍보하겠다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부곡 주민을 깔아뭉개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곡주민지원협의체는 "서울 양천구에 있는 소각장 견학을 다녀오면서 양천에서 받는 혜택을 우리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각장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찬성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시의 계획을 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지만, 수십 분 동안 고성이 오가는 바람에 주민간담회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1시간 만에 겨우 시 청소과 이봉재 과장이 소각장 증설의 필요성, 광역화 사업, 주민지원 등을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반응은 냉담했다. 한 주민은 "내가 사는 집을 공짜로 줄 테니 살아봐라. 그동안 소각장으로 피해를 입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살 수는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 주민이 "주민들이 (현대화사업을) 반대하면 소각장 이전을 할 것이냐"고 묻자 시 관계자는 "막대한 이전 비용을 시가 감당하기 어렵다.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주민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주민들이 "더 이상 들을 것이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주민간담회는 1시간 30분 만에 파행으로 마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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