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김해문화의전당 공연

도요창작스튜디오는 오는 10월 9일 오후 4시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연극 '노숙의 시'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미국의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희곡 '동물원 이야기'를 이윤택 예술감독이 재창작해 연출한 작품이다. 배우 명계남, 오동식 씨가 열연한다.

원작인 '동물원 이야기'는 1950년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공원 벤치에서 만난 두 남자를 통해 고독하고 고립된 삶을 사는 현대인을 그려내며 의사소통의 부재를 꼬집는 작품이다.

이윤택 감독이 새로운 서사로 재창작한 '노숙의 시'는 갈 곳 잃은 두 노숙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76년 동백림 사건,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 1987년 6·29선언, 2016년 촛불집회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사건을 가로지른다. 그는 "이 연극의 분야는 시민극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담론을 이야기하는 '직접 연극'이다. 최소한의 연극성을 살려 관객들에게 바로 쏟아 붓는다. 연극을 통해 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배우 오동식(사진 왼쪽)·명계남 씨.

극 중 주인공인 무명 씨의 이야기는 남부지방을 휘몰아친 1959년 9월 태풍 '사라호'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간첩 혐의를 내세워 음악가 윤이상을 독일에서 납치해 고문을 자행했던 1967년 동백림 사건의 악몽을 거쳐 1980년 봄의 기억에 이른다. 무명 씨는 1987년 대선 이후 반동의 시대를 거치면서 스스로를 한국사회에서 추방시켰다. 30년이라는 긴 망명생활을 거친 무명 씨는 베를린의 대학교 수목원에서 치유와 회생의 과정을 거쳐 2016년에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온다.

다른 주인공인 김 씨는 직장을 잃고 세상 한가운데에서 자신만의 공간으로 벤치를 선택한다. 그는 이곳이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삶의 근거라고 생각한다. 이곳을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기며 벗어나길 거부하지만, 사실은 세상으로부터 완벽히 소외된 것일 뿐이다. 15세 이상 관람 가능, 성인 3만 원, 청소년 2만 원. 문의/055-338-1986.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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