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에서 신공항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26일 삼정삼거리에 이광희(더불어민주당) 김해시의원이 설치한 신공항 반대 현수막 위로 항공기가 날아가고 있다.

 

7개 동·면별 대책 기구 만들기로
현수막 곳곳 붙여 모금운동 전개
엄정 “허 시장 선봉장 나서주길”



김해신공항 사업의 전면 재검토 및 백지화를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이 동별 대책기구 마련을 서두르는 등 김해신공항 반대 목소리가 지역에서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해신공항반대대책위(위원장 류경화)는 지난 22일 생림면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류경화 위원장, 소음피해지역 7개 동·면 통장대표, 칠산서부동 주민대책위원회 김학찬 위원장, 김해공항소음대책주민협의회 김기을 위원장 등 9명이 참가했다.

김해신공항반대대책위는 지난 12일 김해시 주관으로 열린 주민간담회 직후 항공기 소음의 영향이 큰 불암동, 부원동, 내외동, 회현동, 북부동, 칠산서부동, 주촌면 등 7개 동·면의 통장단장 등이 결성한 민간조직이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7개 동·면에서 동·면별 반대대책위를 서둘러 구성하고, 김해신공항반대대책위 구성을 시 전체로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해신공항 반대 현수막을 김해 전역에 부착하고 운동 추진을 위한 모금활동도 병행하기로 했다. 추석 이후에는 김해신공항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참여해 지역구 국회의원 초청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간담회 이후에는 김해시의원, 경남도의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김해시청 광장에서 김해신공항 반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류경화 위원장은 "지난 5월 김해공항 이륙항로 변경 사태 이후 김해신공항에 반대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추석 이후에는 동·면별로 기구 구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칠산서부동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김해신공항 반대 현수막을 거는 등 적극적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칠산서부동은 지난 20일 마을 통장단, 칠산서부동 번영회, 주민 자체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칠산서부동 김해신공항건립반대대책위를 꾸렸다. 김창학 위원장은 "김해신공항이 들어서면 칠산서부동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생활권, 재산권을 다 뺏기는 셈이다. 주민들도 김해신공항 소음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내외동 통장단 서찬성 단장은 "최근 항공기 소음이 크게 증가했다. 지금도 시끄러운데 김해신공항이 건설되면 소음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 많은 주민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외동 통장단은 추석 이후 주민 협의를 거쳐 주민대책위를 발족할 예정이다.

회현동에서도 체감소음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김해신공항 반대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 회현동 통장단 송학진 단장은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김해신공항에 부정적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 반대대책위 설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통장단뿐 아니라 부녀회 등 자생단체가 함께 참가하는 주민대책위를 구성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구 15만여 명에 이르는 장유신도시 주민들도 올해 들어 항공기 소음이 심해졌다며 김해신공항 소음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장유지역의 시민단체인 '율하천을 사랑하는 시민모임'는 지난 6월 '장유율하항공기소음피해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대책위 김상준 대표는 "지난해까지 장유에서 항공기 소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올해 항공기가 장유 위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비행고도도 낮아서 어떨 때는 아파트 바로 위로 비행하는 것 같다. 김해신공항이 들어서면 이·착륙이 늘어 장유의 직접적인 피해도 증가할 것이다.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중심으로 결성된 김해공항시민대책위도 새로 결성된 주민대책위와 연대해 활동할 예정이다.

시민대책위 박영태(김해YMCA 사무총장) 집행위원장은 "신공항 건설 반대에 주민대책위와 입장을 같이 한다. 최근 시민들의 소음 체감도가 커지면서 김해신공항을 보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김해신공항은 기본계획에서 24시간 운영을 하기 어렵고 활주로 길이도 제한적이다. 소음, 환경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해시의회 엄정(자유한국당) 의원은 25일 김해시의회 제205회 임시회 제 1차 본회의 5분자유발언을 통해 김해신공항 건립 백지화를 촉구했다. 그는 "김해공항을 확장해 영남권 제2관문 공항으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김해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발표된 정부 계획안은 기대감을 절망감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엄 의원은 "김해시민들의 뜻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김해신공항건립은 원천무효이며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면서 "허성곤 시장도 시민의 뜻을 잘 받들어 김해신공항 원천무효 백지화 운동의 선봉장이 되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심재훈·조나리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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