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김현구 명예교수가 지난달 27일 강연을 하고 있다.

 
김해박물관 '제16기 가야학 아카데미'
김현구 고려대 교수, 식민사학 주제 강연



국립김해박물관은 지난달 27일 박물관 대강당에서 '임나일본부설과 식민사학'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제16기 가야학 아카데미'의 네 번째 순서로 마련됐다. 강의는 고려대 역사교육과 김현구 명예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강연을 통해 한일학계의 쟁점과 임나일본부설의 근거, 왜와 한반도 각국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동아시아의 역사연구는 여러 나라들이 함께 해나가야 하지만 서로 패권 다툼만 하고 있다. 중국은 2002년부터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는 '동북공정'을 주장한다. 그리고 일본의 역사학자 스에마쓰 야스카즈는 '임나일본부설'을 제기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임나일본부설은 야마토정권이 4세기 후반부터 약 200년 간 가야를 직접 지배하고 신라와 백제를 간접 지배했다는 학설이다. 일본은 이 설을 앞세워 1910년 한일합병을 합리화 했다.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일본'이라는 표현이 7세기 후반에 처음 등장한 것을 예로 들어 '임나일본부'라는 기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임나일본부설의 핵심은 야마토정권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는가 여부에 있다. 그 통치기구인 임나일본부의 존재 여부에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개토대왕릉비문과 일본 최초의 정사인 <일본서기>, 중국의 <송서> 왜인전 등을 토대로 제3자가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일본서기>에 기록된 '가야 7국을 평정하고 임나(가야)를 구원했다'는 내용의 주체는 야마토정권이 아니라 백제장군 목라근자다. 그의 아들 목만치는 475년 고구려의 공격으로 수도 한성이 함락되자 구원을 청하러 일본에 갔다가 정착해 소가 씨의 조상 소가만지가 됐다. 이후 후손들이 100년 간 야마토정권의 실권을 장악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가만지의 자손들이 신라가 한반도를 통일한 뒤 일본과 신라의 대립이 심화된 상태에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래 왜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백제의 임나경영이 왜의 임나경영으로 바뀌게 된 계기"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결국 임나를 경영한 것은 왜가 아닌 백제였으며, 백제가 왜에 선진문물을 전달하면 왜가 백제에 군사를 원조하는 방식으로 서로 '특수한 용병관계'에 놓여 있었던 것"이라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국립김해박물관은 지난달 6일부터 매주 수요일 '한국고대사의 재발견'을 주제로 '제16기 가야학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 18일에는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여호규 교수의 '광개토왕의 정복활동과 임나' 강의가 이어진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