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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자녀 함께 읽을 ‘큰책’ 만드는 ‘선수들’⑬ 장유 팔판작은도서관 '책봉이'
  • 수정 2017.10.11 10:50
  • 게재 2017.10.11 10:10
  • 호수 342
  • 18면
  • 배미진 기자(bmj@gimhaenews.co.kr)
▲ 장유 팔판작은도서관 '책봉이' 회원들이 직접 만든 큰 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수요일마다 모여 1m 서적 제작
고유번호 가진 진짜 ‘도서’
“우리 이야기 담은 창작물 목표”



"우리가 만든 책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행복합니다."

장유 팔판작은도서관에는 큰 책 만들기 동아리인 '책봉이(팀장 강정선·40)'가 있다 2013년에 만난 이주부 4명 책을 사랑하는 봉사동아리라는 뜻으로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에 모여 종이나 펠트를 이용해 가로 78.8㎝, 높이 109㎝ 크기의 큰 책을 제작한다.

강 팀장은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큰 화면으로 보면 더 감동적으로 와 닿는다. 작은 책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알려주고 싶었다. 엄마와 아이들이 같이 읽을 수 있는 호기심 가득한 책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활동에 앞서 큰 책을 만든다는 다른 작은도서관에 가 봤다. 실컷 만들어놓고도 전시목적으로 꽁꽁 포장해 이용할 수 없게 했다. 활용도를 높이는 게 우리의 첫 번째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책봉이'가 제작한 큰 책은 권정생 작가의 <꼬부랑 할머니>와 일본의 미야니시 다츠야 작가의 <고 녀석 맛있겠다>, 강풀 작가의 <얼음 땡>이다. 기존에 있는 글과 그림을 따라 그리고, 질감을 추가해 만들었다. <꼬부랑 할머니>는 한지와 묵, 파스텔을 써서 독특한 질감으로 표현했다.

강 팀장은 "작은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주인공들의 생김새를 더 자세히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면 꼬부랑 할머니의 코를 확대해보니 하트 모양이었다. 주름과 점, 얼굴표정을 생생하게 그릴 수 있는 게 큰 책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도서 <고 녀석 맛있겠다>를 만드는 데에는 1년 6개월이 걸렸다. 회원들은 먼저 설문조사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파악했다. 이후 쉽게 찢어지는 종이 대신 질기고 오래가는 펠트지를 이용해 책을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만지고 냄새를 맡는다는 점을 고려해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완성했다.

류태정(46) 씨는 "회원 대다수가 바느질 때문에 눈이 나빠져서 안경을 쓰게 될 정도였다. 완성도에 욕심이 생기다 보니 놀러갈 때, 심지어 일하는 직장에 가져가서 쉬는 시간에 틈틈이 만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성미경(46) 씨는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욕심이 더 생긴다. 아이들을 키워본 경험이 있으니 책을 더 정교하게 만들게 된다. 만들고 나면 매우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들이 만든 책은 지역 북페스티벌이나 학교 행사 때 전시되기도 한다.

류 씨는 "반응이 정말 좋다. 크기에 한 번 놀라고 정교함에 한 번 더 놀란다.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칭찬해 주니 보람을 느낀다. 아이가 본다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만들게 된다.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항상 머리를 맞대 고민한다. 고생을 알아주니 고맙다"며 웃었다.

이민혜(40) 씨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책을 만든다는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활동해서 힘을 얻게 된다. 제작한 작품은 도서관 고유번호를 가지고 있는 엄연한 책이다. 북페스티벌이나 여러 학교에 전시하기도 한다. 활동을 어떻게 알았는지 순천의 한 도서관에서 책 만드는 방법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꾸준히 큰 책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최종 목표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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