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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지역 비행기 소음 일상화 "밤낮없이 시끄러워 못 살겠네"
  • 수정 2017.10.18 10:41
  • 게재 2017.10.11 10:22
  • 호수 342
  • 4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 항공기 한 대가 부원동 상공을 지나고 있다.

 
8~10분 한 대꼴로 잦은 굉음 들려
주민들, 아찔한 선회도 자주 목격
"시, 피해 커진 이유 설명해줘야"



9일 출근을 위해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8시 20분에 집을 나섰다.

장유 부곡동 아파트 주차장을 가는 길. "우웅웅~" 하고 귀를 울리는 소음을 따라 고개를 들어보니 항공기 한 대가 하늘을 날고 있다.

갑을장유병원 앞 장유로, 금관대로를 지나 부원동 <김해뉴스> 사무실로 향한다. 오전 8시 40분 전하로교차로 신호를 받기 위해 섰다. '김해신공항 확장이 웬 말이냐, 지금도 소음 때문에 못살겠다.' 칠산서부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걸어놓은 빨간 펼침막이 눈에 띈다. 펼침막에 적힌 주민들의 요구가 무색하게 항공기는 부원동 푸르지오아파트 위를 유유히 지난다. 항공기는 착륙을 위해 고도를 많이 낮췄다. 낮은 고도에 착시효과까지 겹쳐 항공기가 마치 아파트와 부딪힐 것 같아 마음이 아슬아슬하다.

오전 8시 55분. 회사 사무실에 도착했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창문 틈 사이로 또 다시 항공기 소음이 요란하게 울린다. 9시 10분, 9시 12분, 9시 15분. 항공기 소음은 2~3분에 한 번씩 귓등을 스친다. "도대체 한 시간에 항공기가 몇 대가 뜨는 거야?" 볼멘소리가 절로 튀어나온다.

김해공항과 10㎞ 이내에 위치한 불암동과 지내동 주민에게 항공기 소음은 일상이 됐다. 지내동 주민 이정우(40) 씨는 "지내동에 오래 살다 보면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커진다. 항공기가 뜨면 하던 대화를 멈추고 소음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항공기 소음이 일상이 돼 버렸다"며 불평을 쏟았다.

오후 6시 40분.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환기를 위해 집안 곳곳 창문을 연다. 제일 먼저 기자를 맞이하는 건 항공기 소음이다. 회사서도 집에서도 항공기 소음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지난해까지 장유지역의 항공기 소음은 덜했다. 하지만 지난 7~8월, 더위를 쫓기 위해 열어둔 창문 사이로 항공기 소음이 집 안을 뚫고 들어왔다.

1시간 동안 거실에 앉아 얼마나 자주 항공기가 뜨는지 적어봤다. 8~10분에 한 대 꼴로 항공기가 하늘로 오갔다. 같은 아파트 주민 김현우(36) 씨는 "지난 겨울에는 문을 닫고 살아서 항공기가 얼마나 자주 뜨는지 체감할 수 없었다. 여름 동안 문을 열고 살다 보니 항공기 소음 때문에 짜증이 나더라. 지내동처럼 대화를 멈춰야 할 수준은 아니지만 소음이 자주 들리니 신경 쓰인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삼문동 주민 이 모(44·여) 씨는 "장유 지역에서도 항공기 소음이 일상화됐다. 이웃에게 항공기 소음이 너무 심각하다고 이야기하면 그제야 '이렇게 항공기가 자주 날아다니는지 몰랐네' 한다. 장유에도 하루 빨리 소음반대대책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유동 주민 박 모(56) 씨는 "삼문동, 율하동 쪽으로 비행기가 곡예하듯 선회해서 날아가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장유에서 항공기 소음을 체감하지 못했는데, 왜 이렇게 소음피해가 커졌는지 김해시, 한국공항공사가 주민들에게 이유를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며 답답해했다.

오후 11시. 잠자리에 들기 위해 열어뒀던 베란다 창문을 닫았다. 까만 밤하늘 사이 항공기 한 대가 불빛을 반짝이며 오른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불만이 절로 나왔다.

이번 항공기가 마지막이길 바라며 침대로 향했다. 잠자리에 누워 올해 해외에 몇 번 나갔는지 세어 봤다. 해외 출장과 여행을 합쳐 4번이었다. 사실 출장을 제외하면 항공기를 타는 경우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다. 다른 김해시민들은 1년에 몇 번이나 항공기를 탈까 생각해 보면 항공기 소음 피해는 참 억울한 일이다.

"김해공항은 행정구역상 부산에 있어 공항에서 내는 세금도 부산시가 가져갈 텐데, 소음피해는 오롯이 김해시민이 다 겪는다." 한 시민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김해신공항을 확장할 때 24시간 운영하는 공항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잠자는 시간에도 항공기 소음에 시달려야한다. 온 종일 항공기 소음에 노출돼야 하는 김해시민들에게 김해신공항 확장은 결국 생존권 문제일 수밖에 없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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