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인제대 교수, 김해시의회 특위서 주장
남해고속도로 등 일부 구간 지하화 문제점
내달 '가덕도 건설안' 주제 전문가 간담회 개최



김해신공항을 건설할 때 기존 활주로와 신규 활주로를 '11자' 형태로 남쪽으로 건설하면 소음피해를 최소화하고, 김해에 항공물류센터와 항공기 정비산업 단지를 유치해 지역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런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해고속도로 및 부전~마산복선전철 일부 구간을 지하화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해시의회 김해신공항대책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형수)는 16일 김해시의회 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제5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배병돌 의장과 특위 위원, 김해시 공무원, 신공항건설반대대책위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 인제대 박재현 교수가 16일 김해시의회 신공항특위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박재현 교수는 소음피해 우려를 낳고 있는 김해신공항 건설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활주로와 11자형인 신규 활주로 3.8~4 ㎞를 남쪽 방향으로 건설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기존 신공항 계획에 따르면 기존 활주로의 서북쪽 방향으로 새 활주로를 만든다. 신설 활주로는 기존 활주로와 V자 형태로 배치돼 일부 항공기 이·착륙 공역이 겹쳐 동시 사용이 불가능하다. 계획상 신규 활주로는 북풍이 불 경우 착륙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공항 활주로 이·착륙 공역은 시가지 중심을 통과해 15만 이상 인구가 소음에 직접 노출된다"며 새로운 활주로 계획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새 활주로를 기준 활주로와 11자형이 되도록 만들고 서로 떼어놓고 길게 하면 화물기 같은 대형기도 안정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천공항은 3개 활주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격거리가 충분해 동시 이·착륙도 가능하다. 김해신공항에서도 동시 이·착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김해신공항에 대형화물기가 취항하면 물류산업 활성화가 기대되고 공항 배후산업단지에서 항공기 정비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계획에 따르면 신규 활주로가 전체 항공기 이·착륙의 80%을 소화하기 때문에 기존 항공소음도 60웨클까지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 제안대로 할 경우 새 활주로 입지는 기존 활주로 서남측 맥도강 인근이 된다. 문제는 맥도강 일부를 매립해야 하고, 남해고속도로 일부 구간과 현재 건설하고 있는 부전~마산복선전철 일부구간을 지하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에코델타시티 2단계 사업의 일부 구역도 조정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교수의 제안을 들은 일부 시의원들은 100% 소음 피해 대안은 아니라며 우려했다. 박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존 활주로가 굉장한 소음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11자형으로 새 활주로를 건설한다고 해서 소음문제가 해결될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기존 활주로 안은 60~70% 정도 소음을 더 일으키게 된다. 개선안대로 하면 소음이 반 정도 줄어든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난해 국토부 안을 봤을 때 부원동 아이스퀘어, 푸르지오아파트 등은 (소음)폭탄을 맞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활주로의 방향을 새로 잡았다. 항공산업 유치 등 지역산업 고도화를 위해 소음피해는 최소화하는 입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의 제안 발표에 이어 특위 위원들과 시 관계자들은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박 교수의 제안을 토대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국토부장관·부산시장·부산시의회에 김해시의회의 입장을 전달하도록 면담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인제대 박재현 교수.

김형수 위원장은 "국토부장관, 부산시의회, 부산시장에게 면담 요청을 하기로 했다. 박 교수의 활주로 11자형 제안은 검토를 해야 한다. 국토부 기본설계 단계에서 박 교수의 안을 고려해 달라는 내용과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체감소음, 전자파 등을 중요하게 반영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의회에서 유치 여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11월 신공항특위가 가덕도 건설안을 주제로 관련 교수, 시의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성자(더불어민주장) 의원은 "박 교수의 제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부산시, 국토부 등 이해관계자들과 사업 및 주변계획을 전면 조정해야 한다. 김해신공항은 김해의 당면 과제이기 때문에 시의회·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경남도와 함께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신공항건설반대대책위(위원장 류경화)는 18일~11월 14일 김해시청 앞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김해중부서에 신고했다. 대책위는 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김해신공항 건설 반대를 주장하기로 했다. 류경화 위원장은 "다음 주 최대 인원이 모일 것으로 본다. 김해 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뜻을 최대한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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