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교육지원청, 16일 진영한빛도서관서 진행
참석자들 "신·구 시가지 갈등만 부추기는 처사"



김해교육지원청이 두 차례 무산됐던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을 재추진하기 위해 학부모 설문조사를 앞두고 설명회를 개최했다가 일부 학부모 등의 거센 항의에 부딪혔다.

김해교육지원청은 16일 오후 7시 진영한빛도서관에서 '진영지역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중학교 적정규모 육성방안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학부모뿐 아니라 지역 정치인과 학교 운영위원장, 교장, 지역 유지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 김해교육지원청이 16일 진영한빛도서관에서 진영여중, 한얼중 통폐합 설명회를 열고 있다.

설명회의 주요 내용은 학생 수 증가, 학교시설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영여중·한얼중 통·폐합이었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0월과 지난 2월 두 차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통·폐합 찬성 의견이 각 67.7%, 69.6%로에 그쳐 통·폐합에 필요한 학부모 동의 75% 이상을 얻지 못했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진영지역 기존 중학교의 신입생이 늘어나고 30년 이상 된 진영여중, 한얼중 노후화 문제를 해결을 위해 진영여중·한얼중 통합 이전·재배치를 재추진하게 됐다. 법적 학부모 동의율이 과거 75%에서 지난 3월 65%로 변경됐다. 이제 마지막으로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을 학부모 의견을 통해 결정하겠다. 통합된다면 장소 역시 학부모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해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진영 지역 중학교 신입생은 2017년 507명에서 2020년 670명, 2025년에는 759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진영지역 공동주택 건립 계획에 따른다면 학급당 인원은 2020년 37.8명, 2021년 40.8명, 2022명 42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교육지원청 측은 "지속적인 학생 수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신·증설이 필요하다. 진영여중·한얼을 통합해 이전·재배치함으로써 신설중학교 수준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지원청은 통합 이전·재배치 안으로 구시가지인 한얼중 부지 내 개축, 신시가지인 택지개발지구 내 신설 두 가지를 내놓았다.

김해교육지원청은 지난 12일 두 차례 학부모 설명회에 이어 이날 종합설명회를 열었다. 16일 진영 지역 전 초·중학교 학부모에게 설문지를 배부하고, 16~18일 설문지를 회수한 뒤 19일 개표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해교육지원청의 업무 착오로 설명회 이전인 13일 설문지를 배부했다.

학부모 등 참석자들은 설문지 배부를 비롯해 교육지원청의 통·폐합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A 씨는 "설문지에 찬성, 반대란을 만들어놓고 그 아래에 찬성을 한다면 1안(한얼중 부지), 2안(택지개발지구)을 택하도록 돼 있다. 1·2안 때문에 신도시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찬성을 더 선택하게끔 했다. 찬·반 의견을 먼저 묻고 찬성이 많을 경우 나중에 다시 안을 정해야 한다. 설문지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진영의 한 청소년단체 회장은 "김해교육지원청이 신시가지, 구시가지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안 그래도 소외감을 느끼는 구시가지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구시가지 주민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영여중 김상회 운영위원장은 "김해교육지원청은 두 차례 설문 조사를 통해 통·폐합에 실패했으면서 다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통·폐합을 결정하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중에서 장소를 설문으로 정하면 사람이 많은 신시가지에 표가 갈 수밖에 없다. 이래서 어떻게 지역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진영금병초 학교운영위원장인 공윤권 전 도의원은 "학부모 동의율을 75%에서 65%로 낮춘 것은 무조건 통·폐합하겠다는 교육청의 꼼수다. 설명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설문지를 배부해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했다. 미리 작성된 설문지는 무효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과 김해교육지원청은 "학부모동의율을 75%에서 65%에서 낮춘 것은 의도적인 게 아니다.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비율이 높아서 조정했다. 설문지가 미리 배부된 것은 사과한다. 앞으로 논의를 통해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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